제48화
이 식사는 아마 호텔 측에서 따로 챙겨준 거겠지.
나는 식탁에 앉아 차려진 음식을 하나도 남김없이 깨끗이 먹어 치웠다. 요즘 들어 이렇게 푸짐한 식사를 한 건 처음이었다.
호텔을 나선 뒤, 얼마 전 계약을 고려했던 집을 보러 갔다. 이전 세입자는 아직 한 달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었다. 세입자 역시 여자였는데 비록 낡은 계단식 건물의 6층이긴 했지만 집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작은 원룸에 거실이 하나 딸린 구조였고 창가에는 작은 화분들이 놓여 있었다.
집주인을 대신해 맞아준 세입자는 내 모습을 보곤 당황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저는 이번 달 30일에 이사 나가요. 이 화분들은 그냥 드릴게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예쁜 분이 이 집을 계약할 줄은 몰랐어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뭔가... 되게 예쁘고 돈 많아 보이시거든요.”
나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환영 인사도, 화분도 고마워요.”
이 집은 나에게 딱 맞았다. 월세가 한 달에 단 40만 원이었는데 해성에서 이 정도면 꽤 저렴한 편이었다.
나는 집주인과 계약서를 체결했고 다음 달부터 6개월간 머무르기로 했다.
이제 다음 달, 해성대학교 방학이 시작되면 머물 곳이 생기는 셈이었다.
집 문제를 해결한 후, 나는 테니스 클럽으로 향했다.
오늘 레슨을 신청한 사람은 원래 여자였지만 막상 온 사람은 오지환이였다.
“원래 제 친구가 예약했는데 갑자기 못 오게 돼서 저한테 자리를 양보했어요.”
오지환은 나를 훑어보며 말했다.
“지난번에 보니까 준호 형 차에 타고 있던데요. 그런데 준호 형한테는 약혼녀가 있어요. 두 사람 사이도 아주 좋고. 아린 씨가 아무리 따라다닌다고 해도 빈 자리는 없을 걸요?”
“저랑 엄 대표님은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나는 담담하게 대꾸했다.
그렇게 말한 이유는 엄준호를 위해서였다. 나 때문에 그의 약혼녀를 불쾌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말에 오지환의 눈빛이 번뜩였다. 나는 그가 무슨 말을 꺼내기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
“테니스 계속 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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