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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나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사실 그가 나를 부축할 때 이미 이경서임을 알았지만 놀라웠던 건 그가 먼저 나서서 도와주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나와 가까이 있었으니 그저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말없이 허유미에게 이끌려 나갔다. “진짜 위험했어, 방금 깜짝 놀랐잖아. 만약 경서 선배가 없었다면 넌 분명 침대에서 떨어졌을 거야.” 다른 룸메이트도 거들었다. “아린아, 경서 선배한테 고맙다고 안 했지?” 허유미가 대신 대답했다. “아린이가 놀라서 고맙다는 말을 잊었을 거야. 내가 벌써 몇 번이나 감사 인사 전했으니까 선배는 그런 거 신경 안 쓸 거야.” 나는 그저 가볍게 웃으며 넘겼다. 그러다 문득, 복도에 비친 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유리에 비친 내 얼굴은 머리카락이 조금 헝클어져 있었고 몇 가닥은 볼에 달라붙어 있었다. 방금 전까지 이불 속에 있었던 탓에 얼굴은 살짝 붉어졌고 눈동자에는 옅은 물기가 껴있었다. 이런 꼴로 사람들을 대하고 있었다는 게 나는 아주 당황스러웠다. 그때 허유미가 다가와 내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정리해 주었다. 학생회는 이미 다른 기숙사를 점검하러 이동할 차례였고 우리도 이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문득, 이경서는 내 쪽을 스치듯 바라보더니 곧장 다음 기숙사로 향했다. 그제야 몇몇 룸메이트들이 작은 소리로 얘기했다. “경서 선배는 원래 여자 기숙사 점검 같은 거 안 하는데, 오늘은 왜 온 거지?” “몰라, 근데 진짜 잘생겼어. 자주 왔으면 좋겠다. 가까이서 보니까 완전 대박이야!” “선배 여자친구가 정말 부러워!”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문을 열고 기숙사로 들어갔다. 그리고 옷을 챙긴 후 화장실로 들어가 갈아입고 나왔다. 외투를 입으려 손을 뻗자 허유미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린아, 나랑 침대 바꿀까? 나는 네 맞은편 아래층 침대잖아. 그러면 네가 오르내리기 훨씬 편할 거야.” “괜찮아.” 이번 학기도 한 달밖에 남지 않았으니 학교에 오래 있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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