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내 바로 뒤에서 여학생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배, 옷이... 갈아입으러 가실 거죠?”
“응, 기숙사에 가서 갈아입으면 돼.”
“그 여자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우유를 선배 옷에 쏟아놓고 그냥 가다니!”
이경서의 목소리가 차분하고 담담하게 울렸다.
“그 애는 시각장애인이야 괜찮아,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선배 정말 젠틀하시네요!”
나는 뒤돌아보지 않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쳤다.
이경서와 강재욱의 차이점은, 이경서는 인간의 탈을 쓸 줄 알지만 강재욱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둘 다 짐승이나 다름없으니 가면을 쓰든 안 쓰든 결국 똑같다.
오후에는 수업이 없었기에 나는 곧장 기숙사로 돌아와 침대에 올라갔다. 그리고 이불을 덮어쓰고 핸드폰을 킨 후 강도현의 카카오톡을 열었다.
다음으로 그의 인스타를 확인했는데 아무 내용도 없었다.
처음 그와 연락처를 주고받았던 날에도 확인했지만 이틀이 지나도 여전히 그대로였다. 그는 평소 카카오톡과 인스타를 잘 사용하지 않는 듯했다.
나는 인스타에서 나와 그에게 2만 원을 송금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령 완료' 표시가 떴다.
나는 곧바로 메시지를 입력했다.
[죄송해요, 지금은 2만 원밖에 없어요. 테니스 클럽에서 월급이 들어오면 나머지 8만 원을 더 보낼게요.]
강도현의 옷 한 벌을 드라이클리닝하는 데 얼마나 들지 몰랐다.
하지만 아버지가 입던 옷은 드라이클리닝 비용만 최소 8~10만 원이었으니 강도현의 옷이라면 그보다 더 비쌀 것이 분명했다.
그쪽에선 아직 답장이 없었다.
그에게 2만 원을 보낸 것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8만 원을 더 주겠다고 한 건 혹시라도 그가 나를 차단할까 봐 걱정돼서였다.
잠시 후, ‘입력 중'이라는 표시가 떴지만 끝내 메시지는 오지 않았다.
혹시 강도현이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나는 급히 타이핑했다.
[저 테니스장에서 스파링하는 사람이에요. 이름은 서아린이고요.]
그리고 마침내 강도현의 답장이 왔다.
[그래요.]
보나 마나 그는 내 번호를 저장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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