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2장
“하지만...”
고명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오자 나는 사색에서 빠져나왔다.
“꼭 귀띔해 주고 싶은 게 있어. 그곳은 안전하지 않다는 거야. 전해진 데 의하면 그 갤러리의 행방을 찾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 많은데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하고 돌아온 사람도 있고 사고를 당한 사람도 있다는 거야.”
고개를 들어보니 고명준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고명준이 이렇게까지 하는 목적이 뭔지 몰라 의아해하는데 그가 직접 태도를 밝혀왔다.
“그 사람들이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돌아온 건 다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이라 그래. 만약 나와 손잡는다면 내가 그 갤러리 찾을 수 있게 도와주지.”
늙은 여우가 드디어 꼬리를 드러냈으니 이제 조건을 말할 때가 되었다.
“내 손주를 영영 떠난다면 돈도 주고 갤러리도 찾게 도와줄게. 이 갤러리에 소장된 그림만 해도 평생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야.”
나는 나를 팔아버리려고 아득바득 애를 쓰던 김정태가 이런 좋은 물건을 남겨둘 리가 없다고 생각해 차갑게 웃었다. 고약한 고명준이 나를 속이려 들고 있었다.
“매우 설레는 제안인 건 맞지만 내가 갤러리를 찾으려는 건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려는 것만은 아니에요.”
나는 이 복잡한 거래에서 나 자신을 잃기가 싫어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고명준을 바라봤다.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이 아직 채 정리되지 않았는데 돈 때문에 포기하기는 싫었고 내가 정말 그깟 돈 때문에 물러선다면 나도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된다.
“고서준과의 관계는 회장님이 좌우지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고명준은 내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그가 건 조건을 거절할 줄 몰랐는지 멈칫하더니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역시 넌 자존심이 먼저네. 하지만 세상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거 알고 있니? 어떤 비밀은 공개하는 순간 감당하지 못할 후과를 초래하기도 한단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마음이 불안하긴 했지만 내 의지가 더 확고했다.
“이 길을 가기로 했으니 모든 걸 마주할 준비도 해야겠지요. 폭풍우가 몰아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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