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5장
육재현은 복잡한 얼굴로 나를 한번 보더니 이내 다시 시선을 돌려 임지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의 표정에 어린 갈등이 단지 눈앞에 있는 여자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과 불확실한 미래 때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나 씨, 일단 진정해요. 수아는 그냥 내 고등학교 친구예요.”
육재현은 조금 피곤한 얼굴로 일단 그녀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나중에 둘이서만 얘기해요. 네? 보다시피 지금은 좀...”
임지나는 육재현의 시선에 그제야 이곳이 카페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화를 조금 가라앉혔다.
“알겠어요. 대신 지금 이 자리에서 이것만 대답해 줘요. 우리 약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육재현은 잠시 침묵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약혼을 무를 생각은 없어요. 도망치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 그냥... 지금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좀 필요해요. 비즈니스도 그렇고 우리의 미래도 그렇고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잖아요.”
임지나는 그 말에 동공이 조금 흔들리더니 이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어요. 원하는 대로 시간을 줄게요. 하지만 결정은 빨리 내렸으면 좋겠네요. 우리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잖아요? 그리고 모든 결정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으면 좋겠네요.”
임지나는 말을 마친 후 돌아가려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그녀의 눈빛을 받고는 조금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이 그저 단순한 친구 사이인지 아니면 뜨거운 정을 나누는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육재현 씨는 나와 결혼할 사람이에요. 그러니 이제부터는 거리를 두세요.”
의도치 않게 육재현의 바람 상대가 되어버린 나는 조금 황당하다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얼굴이 예쁘다고 모든 남자를 다 손에 넣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아시겠어요?”
나는 몇 초 전까지 조금 화가 났다가 그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경고할 거면 칭찬하는 말은 원래 빼야 하는 거 아닌가?
“지나 씨,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 내가 분명히 수아와는 친구 사이라고 했잖아요.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도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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