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4장
육재현의 눈동자에는 현 상황에 대한 불만과 과거를 향한 그리움,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이 가득 담겨있었다.
아무리 같은 반 친구라고 해도 결국은 모두 자신만의 인생 궤적을 그려가고 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세계와 타협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육재현의 손등을 토닥이며 그에게 위로를 건넸다.
“재현아, 나는 사람마다 다 각자의 인생이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나는 네가 가업을 물려받아 열심히 회사를 경영해나가고 있는 게 멋있다고 생각해.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한다는 거잖아. 그리고 약혼도 그렇고 결혼도 그래. 어쩌면 처음에는 맞지 않을 수 있겠지. 하지만 그 상대가 어쩌면 네 운명의 짝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
육재현은 내 말에 조금 벙찐 표정을 짓더니 이내 서서히 미소를 지었다.
“네 말이 맞아. 내가 너무 못 가진 것에만 치우쳐 있었던 것 같아.”
“그리고 너는 지금이 감옥에 갇힌 것처럼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낄지 몰라도 우리는 그런 네가 부러워. 불확실한 미래에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는 애들도 많으니까. 그러니까 네가 지금 가진 것에서 최선을 다해.”
부모님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둔 육재현과 달리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것을 이루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그런 사람들은 오히려 육재현의 상황이 부러울 것이다.
우리는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서로에게 해줄 얘기가 무척이나 많았다.
그렇게 이야기꽃을 피워가던 그때 카페 문이 열리고 예쁘게 스타일링한 여자 한 명이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긴 머리를 어깨에 늘어트린 그녀는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으로 걸어왔다.
카페 조명이 그녀의 얼굴에 비치자 한층 더 예뻐 보였다.
그녀가 우리 곁으로 거의 다가왔을 때 나는 여자의 눈에 서린 분노를 아주 똑똑히 보았다.
여자는 이윽고 우리 테이블에 멈춰서더니 나를 힐끔 보고는 이내 다시 시선을 돌려 육재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분노와 실망 그리고 아주 미세한 질투도 담겨있었다.
“재현 씨가 내 전화를 안 받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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