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1장
나는 두 사람에게 이해해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전한 후 서둘러 작업실에서 나와 기숙사로 향했다.
그리고 간단하게 짐을 정리한 후 곧바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탑승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오른 나는 갑자기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옛친구들을 만나면 어떤 기분이 들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을지 역시 예상이 되지 않았다.
나는 시선을 돌려 구름을 바라보며 할머니가 내 곁을 떠났던 그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나는 그날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할머니의 부재가 너무나도 크게 다가와 이대로 할머니를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마음이 허해져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 나는 곧바로 정서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가는 길, 나는 정서현을 향한 걱정으로 불안하고 또 초조해졌다.
시내의 번잡스러움이 멀어지고 대신 고요함이 눈앞에 펼쳐졌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다 이 갑작스러운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있는 듯했다.
정서현의 본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은 저녁이었다.
나는 문밖에서 심호흡을 한 번 하며 마음을 가라앉힌 후 천천히 노크했다.
문이 열리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바로 정서현의 빨갛게 부어버린 눈이었다.
가족을 잃은 고통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정서현을 품에 꼭 끌어안았다.
“수아야, 와줘서 고마워... 네가 못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와줬으면 했어. 정말 고마워... 너무 보고 싶었어...”
주위를 둘러보니 같은 반 친구 중에 이곳으로 온 사람은 오직 나 하나뿐이었다.
사실 서운해할 일은 아니었다. 같은 반에서 함께 공부하고 웃고 떠들던 친구이기는 해도 지금쯤 나처럼 외국으로 나간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일에 치여 도저히 시간을 빼지 못하는 친구도 있을 테니까.
“응. 많이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버텨. 할머니를 우는 얼굴로 보낼 수는 없잖아.”
나는 정서현의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미세한 떨림에 나는 그녀를 더 꽉 끌어안았다.
“할머니는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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