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8장
“같은 또래인 건 맞지만 내가 경험한 일이 더 많기 때문이에요. 나이 들어 보이게 말하는 건 내가 이런 방식으로 말하는 걸 좋아해서고요.”
묻는 말에는 꼭 대답하는 서모건은 늘 그렇게 유유자적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영롱했다. 나는 서모건에게서 전에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독특한 아우라를 느꼈고 짧은 만남에도 깊게 빠져들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가 없었다. 그 얼굴을 보고 있으면 우울했던 기분이 사르르 풀리는 것 같았다.
“오늘 콘테스트는 잘 끝냈나요? 수아 씨 실력이라면 무조건 합격했을 것 같아요. 좋은 석차를 따내려면 조금 어렵지만 말이에요.”
서모건은 나를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물론 나도 내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어진 서모건의 말에 나는 살짝 놀랐다.
“어떤 시합은 참가자의 실력을 증명하려는 게 아니라 기득권자의 권력을 행사하기 위한 무대예요. 하지만 수아 씨처럼 순박한 사람은 자기가 기득권자의 장난감이나 구경거리가 되는 걸 용납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고작 몇 번 만난 걸로 내 성격을 그대로 맞추는 서모건이 놀라우면서도 그가 이 일에서 깊은 상처를 받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진실을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이렇게 단정할 수 있었기에 나는 아까 현장에서 들었던 유언비어가 사실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서모건의 동생은 어쩌면 정말 큰 일에 휘말렸거나 그 멘토에게 봉변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파렴치한 사람이 이 바닥에서 잘 나간다는 게 참으로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세상에 불공평이 많은 게 아니라 그냥 때가 오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대상을 거머쥐는 건 어렵지 않아요. 그리고 곧 망가진 질서를 바로잡을 기회도 올 거고요. 떠돌아다니는 소문은 들었죠? 정의의 편에 설지는 모르지만요.”
거의 투명 인간이나 다름없는 내게도 선택의 순간이 올 거라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지금 강 건너 불구경을 선택한다면 언젠가 그 불이 내 몸에 옮겨붙을 수도 있는데 그때 내 편을 들어줄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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