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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장

나는 대회장을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기억나지 않았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다. 세상이 이 정도로 망가졌다는 게 놀라웠다. 운 좋게 아직 그런 일에 휘말리지 않았을지 몰라도 언제 다시 그런 일에 연루될지는 알 수 없었기에 일단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 콘테스트 결과에 영향 줄 수 있는 그 어떤 간섭도 받지 않으려 노력했다. 대회장을 벗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앞에서 까만 차 한 대가 귀엽고 예쁘장한 여성 참가자 두 명을 태우고 떠났다. 조수석에 앉은 남자는 다름 아닌 그 멘토였다. 그런 사람이 콘테스트 책임자가 되어 이곳에 나타났다는 자체도 너무 놀라운데 지금은 여성 참가자 두 명까지 데려간 상태라 그 목적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저 참가자들을 데리고 가서 더러운 짓거리를 하려는 걸까? 어떻게 저렇게 파렴치한 사람이 있을 수가 있지?’ 나는 이 일을 잘 조사해 봐야겠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지만 내 힘이 너무 빈약해 모든 일을 잘 처리하긴 무리였고 그 빈약한 실력으로 이렇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사람을 흔들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학교로 돌아온 익숙한 캠퍼스가 낯설게 느껴졌다. ‘정말 이 모든 게 내가 상상했던 것처럼 순조롭게 흘러갈 수는 없는 걸까?’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서모건을 발견했다. 그는 늘 그렇듯 달을 지키는 신처럼 우아했다. “여기서 또 만날 줄은 몰랐네요.” 서모건이 손에 든 펜을 내려놓더니 이글이글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직 낮이라 감탄이 나올 만큼 잘생긴 서모건의 얼굴을 보고 감탄했다. 전에 봤을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매력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는 마치 한창 흐드러지게 핀 벚꽃과도 같아 손으로 건드리기도 아까웠다. 여자보다 더 예쁘장한 외모에 이국적인 분위기를 가진 서모건을 보며 나는 잠깐 넋을 잃었다. “그러게요. 학교에서 마주칠 줄은 몰랐어요. 근데 스케치는 그리면서 왜 전시나 시합은 나가기 싫어하는 거예요?” 말 못 할 비밀이 있지 않고서야 다른 사람은 다 시합에 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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