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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장

룰이 조금 잔인하긴 했지만 이런 룰이 없다면 뛰어난 사람을 골라내기 어려웠다. 탈락자를 골라내는 것도 더 뛰어난 사람에게 기회를 주려는 것이다. 나는 이미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지만 그래도 최대한 차분해 보이려고 입을 앙다물고는 다른 사람이 내 사유를 흐트러트리지 못하게 했다. 이 시합에 참전한 목적이 대상을 거머쥐는 것이었기에 컨디션을 영향받아 참전에 문제가 생기는 걸 원하지 않았다. 더 좋은 등수를 얻어야만 임수현의 계획을 추진할 수 있었고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목적이 단순해서 그런지 나는 어떤 일을 하든 차분했다. 이어진 콘테스트에서 느낀 점이라면 확실히 재료가 독특하다는 것이었다. 내가 원하는 영롱함은 이런 재료가 받쳐줘야만 실현할 수 있었다. 고서준은 아래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고 나도 그 이글이글한 눈빛을 느꼈지만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손에 든 재료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전에도 여러 번 시뮬레이션했던지라 실제 조작도 꽤 빨랐고 일정한 시간 내에 내가 얻고 싶은 효과를 체현해 냈다. 도구를 움직일 때마다 재료가 점점 더 조화를 이루었고 틀을 갖춰갔다. 나는 스케치에 따라 독특한 분위기의 기성복을 한 땀 한 땀 만들어가며 옆에 선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힐끔 쳐다봤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후배에게 내가 디자인한 옷에 맞춰 독특한 메이크업을 완성한 상태였다. “선배, 아무 문제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요. 나도 있잖아요. 선배는 기술도 좋으니 만들어낸 옷도 매우 예쁠 거예요.” 나는 착하고 부드러운 후배가 내 긴장을 풀어주려고 위로하고 있다는 걸 알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음은 완성한 기성복을 모델에게 입혀야 했다. 후배는 몸매로 보나 아우라로 보나 다 빼어났기에 내가 설계한 블루 계열의 옷을 입고 다른 사람은 비길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후배는 원래도 피부가 뽀얀 편이었는데 블루칼라의 드레스를 입으니 더 하얗고 아름다웠다. 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두꺼운 화장보다는 청순하고 어여쁜 느낌을 만들어달라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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