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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장

임수현의 말에 사람들은 너도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린다의 카피 행위를 강력하게 질책했다. 나는 긴장이 조금 풀리는 느낌이 들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련함과 시원함이 발끝으로부터 밀려오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 일은 단지 카피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 것에서 끝난 게 아니라 디자이너들의 창작의 결과물과 존엄을 지킨 위대한 승리였다. 린다는 사람들의 비난 속에 결국 조용히 자리를 벗어났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카피했으니 이제는 이 업계에서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사실 디자이너 사이에는 여전히 암암리에 카피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 린다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게 하려면 그 근원지부터 뿌리를 뽑아야 한다. 물론 그건 나 혼자만 노력해서 되는 일은 아니다. 모두가 함께 카피 문제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때 사람 중 몇몇이 주최 측 직원들에게 왜 내 작품이 걸려 있지 않은지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작품을 베낀 린다의 작품은 이렇게 버젓이 걸려 있고 내 작품은 떨어졌으니까. “왜 이 학생 작품이 아닌 린다 씨의 작품이 여기 걸려 있는 거죠? 설마 주최 측에서 일부러 눈감아준 겁니까?” 주최 측을 의심하는 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사람들은 불만 가득한 얼굴로 주최 측 직원들을 노려보았다. 이에 직원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사람들에게 일단은 진정하라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그들도 설마 단순한 카피 사건이 주최 측의 공평성을 의심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사람들의 추궁 아래 드디어 직원 중 한 명이 대표로 앞으로 걸어 나왔다. “린다 디자이너의 사건으로 뭔가 오해가 생긴 것 같습니다. 저희 주최 측은 그 누구보다 참가자들의 작품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번 전시회 준비과정에서 착오가 생긴 것 같군요.” 직원은 잠깐 숨을 고른 후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작품을 신중하게 심사하던 중 이러한 불상사가 생기게 된 점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린다 디자이너의 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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