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장
임수현의 말은 마치 등대처럼 우리가 갈 방향을 비춰줬다. 국제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려면 좋은 틀을 만드는 거로는 부족했다. 어떻게 그 틀에 살을 붙일지 고민, 또 고민해야 했다. 네 사람은 다 함께 모여 앉아 ‘그린 패션’에 대한 주제를 깊이 있게 토론했다. 내 인생에 흔치 않은 기회였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쯤 우리는 틀을 더 단단히 잡을 수 있었다. 격렬한 토론을 거쳐 우리는 끝내 협의를 달성했고 그 과정에서 나는 학술 연구에 재미를 갖게 되었다.
나는 비행기에서 내려 단풍국 특유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여기의 인문학적 특징은 전에 봤던 것과 달랐다. 새로운 나라로 와서 그런지 내 몸은 유달리 홀가분했다.
“팀 이탈하면 안 돼요. 이따 호텔 가서 짐 풀고 푹 쉬자고요.”
우리를 바라보는 임수현의 눈빛이 친자식을 보는 것처럼 부드러웠다. 처음 와본 곳이라 일단 천천히 돌아보며 앞으로 살아갈 나라가 어떤 곳인지 알아가고 싶었다. 나는 장영민, 이혁, 그리고 임수현의 뒤를 따라 단풍국의 캠퍼스로 들어갔다. 건축 스타일이 우리가 늘 보던 스타일과 너무 달랐고 어디라 할 것 없이 이국적이었다. 우리는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학술과 인문학적 분위기를 만끽했고 미래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기숙사에 입주한 세 사람은 짐을 정리하며 곧 다가올 대회와 타국 생활에 대한 바람을 토론했다.
“정말이지 선생님 제자를 선발하는 그 경선은 전혀 결과를 예상할 수가 없었어요. 탈락할 줄 알았다니까요.”
장영민은 그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긴장된다며 자기 인생에 이런 스텍타클한 장르가 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감탄했다.
“여기 시설이 되게 좋아요. 남녀가 같이 사는 게 불편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층에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그리고 인테리어도 정말 특이하지 않아요?”
나는 두 사람이 말하는 걸 들으며 인테리어의 독특함에 공감했다. 이곳은 전형적인 빌라였지만 공기가 달콤하게 느껴졌다. 올라오면서 본 화단에 여러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는데 덕분에 디퓨저를 쓰지 않아도 달콤한 꽃향기를 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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