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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장

탈의실 바로 앞에는 큰 응접실이 하나 있었고 그 안에는 큰 메인 홀과 비밀스러운 작은 방이 하나 있었다. 나민준은 서류봉투를 손에 든 채 메인 홀로 들어갔고 나는 그 뒤를 조용히 쫓아갔다. 이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고 청소부들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와서 청소했다. 비즈니스를 논하는 곳이니 사람들의 출입을 최대한 제한한 것이다. 고명준은 메인 홀 가운데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단지 그곳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압박감이 뿜어져 나왔다. 고명준은 시선을 내린 채 고압적인 태도로 나민준을 빤히 바라보더니 이내 담배 한 개비를 태웠다. 자욱한 연기 속으로 보이는 고명준의 얼굴은 근엄한 것을 넘어서 조금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내가 전에도 얘기한 것 같은데? 모든 일은 다 상의의 여지가 있다고. 그래서 날 찾아온 이유가 뭐지?” 상황을 보아하니 둘 사이에 남모를 거래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고명준의 차가운 얼굴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지난 생의 나는 고서준과 함께 하기 위해 머리를 발끝까지 조아렸다. 아쉬운 것은 나였기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결과 나는 며느리로서의 존중도 받지 못했고 행동 하나하나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만 했다. 특히 고명준의 앞에서는 더더욱 머리를 쳐들지 못했다. 고명준과 나민준 사이에 비밀이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았고 그 사이에서 나민준이 결코 우위가 아니라는 것도 확실해 보였다. 나민준은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이기는 했지만 아직 어려 고명준을 상대할 만큼의 기개는 없었다. 고명준은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으로 게임으로 치면 보스 같은 존재였으니까. 그런 경험은 세월이 지나도 사라지는 게 아니었고 오히려 축적만 될 뿐이었다. 내가 잔뜩 긴장한 채 침을 꼴깍 삼키고 있던 그때, 나민준이 손에 든 서류봉투를 고명준에게 건넸다. 고명준은 바로 확인하는 것이 아닌 그저 힐끔 시선만 줄 뿐이었다. 그러고는 연기를 뿜어내며 다시 나민준을 향해 물었다. “이게 대체 뭐길래 얼굴을 보자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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