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장
원래 맑았던 날씨가 갑작스러운 폭우로 변하면서 내 마음속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예상치 못한 비는 내 안에 깊은 초조함과 불안을 불러일으켰다.
다행히 오래지 않아 집에 도착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나는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몸을 담갔다.
모든 생각을 비우려 애쓰며 마음을 천천히 가라앉히려 했다.
어떤 감정도 내 삶을 좌지우지하지 못하게, 어떤 일도 내 기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전생에서 나는 내 모든 시간을 쏟아부으며 사랑을 쫓았지만 그 끝에 남은 건 실망뿐이었다.
그렇게 쏟아부었던 노력들이 오히려 우스꽝스럽게 느껴질 뿐이었다.
사랑에 모든 감정을 쏟는 건 결국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이번 생에서는 모든 것을 뒤바꿀 기회를 잡았지만 과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었다.
목욕 가운을 입고 어두운 방에 서서 창밖을 내다봤다.
가로등 불빛 아래 비치는 폭우는 비참하면서도 묘한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그 모습은 나를 자연스레 전생의 그 비 내리던 밤으로 데려갔다.
그날 밤 나는 두꺼운 울 코트를 입고도 추위에 몸을 떨었다.
감기에 열까지 겹쳐 몸 상태는 엉망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고서준을 붙잡으려 애썼지만 그는 전화 한 통을 받고 곧바로 떠나려 했다.
“정말 나한테 시간을 조금도 쓸 수 없는 거야? 우리의 결혼이 그렇게 우스워? 왜 그 사람이 끼어야만 하는 건데?”
나는 거의 애원하듯 고서준을 붙잡았다.
그날의 나는 너무나 힘들었고 누군가 곁에 있어 주길 간절히 바랐다.
하여 고서준의 앞에서 나는 나의 가장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내 마음도 무시하고 억지로 나랑 결혼한 거잖아. 이제 만족스러워? 내 와이프 자리 하나 차지하면 다 되는 줄 알았어? 좋아. 그 자리 줄게. 하지만 내 사랑은 단 한 푼도 줄 수 없어.”
그렇게 고서준은 결연히 등을 돌리고 떠났다.
그의 뒷모습은 마치 내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그날 밤 나는 한 익명의 발신자로부터 영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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