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2장
그가 분명 나의 아빠인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딸을 팔아 자신의 명예를 세우려 했고 심지어 나를 그저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도구로 여겼다.
그에게는 두 딸이 있었지만 우리 두 사람의 삶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마치 내가 신발 한 켤레라도 되는 듯, 누구나 신고 가져갈 수 있는 존재처럼 아빠는 단 한 번도 나를 마음에 두지 않았다.
아마 내가 이 관계를 너무 기대했거나,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가족애를 너무 바랐기 때문에 스스로를 계속 벼랑 끝으로 몰고 갔던 것 같다.
“그때 김씨 가문은 내 손을 통해 꽤 많은 이득을 가져갔어요. 나도 일이 내 뜻대로 되길 바랐고요.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됐어요. 세상에 그런 좋은 일은 없다는 거.”
이런 자리에서나 겨우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을 뿐 모든 일이 나를 평온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았다.
스스로가 우스운 웃음거리 같았고 입 밖으로 꺼내기 두려운 마음속 이야기를 옆 사람에게만 전할 수 있었다.
나민준은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나는 마음의 고통을 조금씩 털어놓으며 모든 것을 곱씹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난 아빠와 각자 갈 길을 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빠는 나를 여러 번 협상의 카드로 삼았었죠. 무너져 가는 회사를 상장시키겠다는 명목으로 뭐든지 하게 만들었어요.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는 일은 아무리 애써도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나민준은 내 고충을 이해하는 듯 보였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이 결코 아름답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가 처음엔 날 침범하려는 의도가 있는 줄 알았다.
심지어 한때는 그가 나를 이용하려는 건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다.
그가 나에게 다가온 이유가 고서준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세상에는 바뀔 수 있는 일들이 있고, 어떤 감정들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이지현이 해외로 나가는 일은 언젠가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이런 이유로 도망치듯 떠날 줄은 몰랐다.
아마 우린 이제 다시 만난다면 서로를 죽일 듯이 증오하는 원수가 되어 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