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장
마침 나는 대화 주제를 찾느라 애쓰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남희준이 세남구 프로젝트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이 프로젝트는 원래 조선 시대의 경운궁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정원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현대적인 미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현대 기술과 전통정원의 아름다움을 결합해야 했다.
현재 초안 설계는 완성되었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여전히 조정이 필요했고 대략적인 틀만 잡힌 상태였다.
나는 당연히 그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세부 작업을 풍성하게 채워주기를 원했다.
“현재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라 충분히 뛰어난 설계도와 디자인 개념이 있어야 앞으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윗선의 뜻은 명확했다.
남희준 같은 사람을 설득해 납득할 만한 설계도를 내놓지 않으면 이 거래는 성사될 수 없었다.
그는 차를 마시며 말없이 앉아 있었다. 깊게 고민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똑똑한 사람과 있을 때는 종종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
“난 이제 늙어서 쓸모가 없어. 이런 건 이제 잘 모르겠더라고.”
찻잔을 내려놓으며 그가 천천히 내뱉은 말이었다.
이 말은 곧 이번 세남구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거절의 의사였다.
‘어르신이 주 설계자로 나서야 비로소 정교하고 훌륭한 설계도가 나올 텐데...’
나는 이미 이 프로젝트에 막대한 돈을 투자한 상황이었는지라 상황이 어그러지게 놔둘 수는 없었다.
“어르신은 세남대에서 명성이 자자한 교수님이시잖아요. 누구든지 모시고 싶어 하는 분이신데 이런 걸 모르실 리가요?”
옆에 있던 나민준이 살짝 찌푸린 얼굴로 말하며 불만 섞인 눈빛을 드러냈다.
그러나 나민준도 자신의 감정이 상황을 좌우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는지 곧 오만한 기세를 점차 죽였다.
나는 처음엔 평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심장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조마조마했다.
“나한테도 목적을 가지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하지만 난 그냥 늙은이일 뿐인데 어쩌겠나.”
조금 냉소가 섞인 눈빛으로 남희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프로젝트도, 돈도, 명예도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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