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장
“도와주세요! 누가 사람을 죽이려고 해요!”
나는 그들을 따라서 동네 밖으로 갔고 그제야 차를 몰고 떠났다. 그리고는 인적이 드문 곳에 차를 세우고 의자에 몸을 기댄 채로 생각에 빠졌다. 머릿속이 점점 어지러워지는 것 같았다.
다리 아래에서 천천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한참 뒤에야 겨우 마음을 가다듬었다.
조금씩 차분해지고 나서야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었다.
증거는 이미 다 확보한 상태였고 심지어 이지현이 당황해서 직접 자수한 녹음 파일도 있었다.
다음 절차는 경찰에 신고하고 고소장을 보내는 것이었다.
‘아닌가? 고씨 가문이 항상 이지현을 지켜줬으니까...’
고씨 가문의 힘으로 이 증거들을 덮는 건 아주 쉬웠다.
경찰서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때 갑자기 뇌리에 스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정서현의 사촌 오빠였다.
정서현의 가족은 모두 정치인이었기에 나 혼자 힘으로 무리라면 나도 같은 방식으로 맞서야 했다.
나는 몇 번이고 다시 적으며 구절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적었다. 어떻게 된 사건인지 정리하고 나서 나는 정서현의 사촌 오빠에게 보냈다.
잠깐 기다려 보았지만 답장이 없었다.
이 방법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할 때쯤, 정서현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 깜짝 놀랐다.
‘설마 서현이한테 말했나?’
내 예상이 맞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정서현의 욕설이 들려왔다.
“이지현, 그년 뭐야? 제 정신인가?”
옆에서 윤도하가 그녀를 달래는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조금 죄책감을 느끼며 코를 만지작거렸다.
‘역시 서현이한테 비밀로 하는 건 무리였나...’
“그리고 너, 왜 나한테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어? 이 사건은 무조건 해결하고 말겠어. 지금 당장 엄마 아빠한테 가서 말할 거야.”
정서현의 목소리는 조금 부드러워졌지만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
내가 대답할 틈도 없이 그녀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나는 그제야 차를 반납하러 갔고 마음이 놓여서 그런지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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