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장

두 사람은 점점 멀어져 갔고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차로 확 박아버려, 복수해!’ ‘치어서 죽여버려!’ ‘확 죽여버려!’ 악마 같은 목소리가 계속 내 귀에서 울려 퍼졌다. 나는 이미 발을 가속페달에 올려놓은 상태였다. 그러자 차는 빠른 속도로 두 사람을 향해 돌진했다. “수아야, 착하지? 그러지 마.” 부딪히기 직전에 나는 귓가에서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러자 타이어가 미끄러지더니 거의 터질 뻔했다. 차 앞부분이 이지현을 스쳤고 그녀는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아이고!” 이지현이 바닥에 쓰러지더니 다리에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 박주미는 그 모습을 보고 바로 달려가 이지현을 부축했다. 그녀는 이지현을 꽃밭 옆에 앉히고 다리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주며 내 쪽을 노려보았다. 박주미는 내 차 창문을 쾅쾅 두드리며 얼굴을 창문 가까이에 대고 욕을 퍼부었다. “이 자식이... 내려와! 왜 운전을 그 따위로 하는 거야? 눈 안 달렸어?” “안 내려올래? 여기 CCTV 다 있어.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차가 있다고 뭐 얼마나 대단한 줄 아냐...” “너 오늘 두고 보자. 그냥은 안 넘어갈 거야!” “어린 나이에 이렇게 좋은 차까지 몰고 다니고... 성매매해서 번 돈이야?” “...” 계속 이어지는 욕설에 나는 점점 더 기분이 안 좋아졌다. 순간, 아까 그대로 박아서 죽이지 않은 게 후회되기 시작했다. ‘피가 조금 난 게 뭐 어때서? 우리 할머니는?’ 이지현은 여전히 아프다고 소리치며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고통이 매우 심한 듯했다. “엄마, 그 자식이랑 더 말하지 말고 빨리 경찰 불러! 그리고 구급차도.” “아이고, 내 딸... 이렇게 아파?” 박주미는 나를 한 번 쏘아보고 다시 이지현을 살펴보았다. “걱정 마, 엄마가 바로 경찰 부를게. 오늘 이 자식 절대 도망가게 놔두지 않을 거야!” 그 말에 나는 갑자기 흥미가 생겨 차 문을 열고 내려섰다. “경찰 부르고 싶으면 부르세요. 되도록 빨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