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3장
중년 남자는 안쪽을 가리키며 온화하게 웃었다.
“사무실로 들어가서 얘기하시죠. 여긴 좀 불편하니까요.”
햇살이 통유리를 통해 비쳐 들어오면서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었다.
한 경찰관이 들어와 친절하게 커튼을 닫아주고 문을 닫아주었다.
국장은 서류를 훑어보면서도 내 반응을 계속 곁눈질로 살폈다.
나는 소리 없이 핸드폰의 녹음 기능을 켰다.
“저기... 김수아 씨 맞죠? 현재 사건은 거의 조사가 끝났습니다. 단지 연락드릴 시간이 없었네요.”
국장은 안경을 고쳐 쓰며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나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그렇다면 범인을 잡았다는 말씀이세요?”
국장은 약간 당황한 듯 멈칫하더니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도둑을 잡았습니다.”
나는 국장의 말투에서 뭔가 이상함이 느껴져 눈살을 찌푸리며 반문했다.
“도둑이라고요?”
“네, 도둑입니다. 저희가 철저히 조사한 결과 이번 사건은 단순한 주거 침입 절도 사건으로 살인범이라고 할 만한 인물은 없었습니다.”
국장은 손에 든 서류를 넘기며 진지하게 설명하는 듯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무의식적으로 누군가가 뒤에서 방해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단순 절도 사건인데 국장님까지 움직이게 할 만큼 큰일인가요?”
나는 국장의 표정에서 단서를 찾으려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단순 절도라면 제 할머니는 침대에 누워 계셔서 움직일 수도 없으셨는데 범인은 왜... 왜 굳이 할머니를 해친 걸까요?”
나는 마지막 말을 하면서 목이 메어왔다.
반대편에 앉아 있는 국장은 여전히 평온한 얼굴로 천천히 설명했다.
“저희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발자국과 지문들은 이미 경황이 없었던 유가족분들에 의해 거의 다 파손된 상태였습니다. 유일하게 증거를 얻을 수 있었던 시신 또한 이미 장례를 치른 상태죠.”
“저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할머니께서는 원래 지병이 있으셔서 오래 살지 못할 상태였다고 하던데요. 저희가 범인을 잡아서 심문했는데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할머니는 지병으로 돌아가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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