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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장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겠어.” 정서현은 깊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문 쪽에 서 있는 윤도하에게 말했다. “가자.”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발소리는 점점 멀어져 갔다. 더 이상 신경 쓸 것이 없어지자 나는 할머니의 방 쪽을 바라보았다.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 나는 입을 벌려 큰 소리로 울고 싶었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몸을 비틀거리며 일어나 할머니의 방으로 걸어갔다. 방은 텅 비어 있었다. 침대 시트와 이불 그리고 기계들은 이미 모두 치워져 있었다. 남아 있는 건 할머니가 주무셨던 침대뿐이었다. 나는 침대에 몸을 던지고 나서야 겨우 약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나는 중얼거리며 말했다. “할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꼭 할머니를 해친 사람을 찾아낼 거예요.” 나의 말이 끝나자 현관 쪽에서 도어락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정서현과 윤도하가 돌아온 줄 알고 얼른 눈물을 닦았다. “방금 나갔잖아? 어떻게 이렇게 빨리...” 나는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피곤해 보이는 나민준과 눈을 마주쳤다. 나민준은 아무 말 없어 다가와 나를 안아주었다. “수아 씨, 무서워하지 마. 내가 여기 있어.” 나는 순간 멍해졌다가 이내 정신이 들어 나민준을 슬며시 밀어냈다. “어떻게 알았어요?” “정서현이 알려줬어.” 나민준은 창백한 얼굴을 하고서는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모습을 보니 제대로 쉬지 못한 것 같았다. 나는 한숨을 쉬며 입꼬리를 억지로 올렸지만 결국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괜찮아요. 나이 들어 죽는 건 인생의 이치니까요.” 나도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 나 자신을 위로하는 건지 아니면 나민준을 안심시키려는 건지 모르겠다. “맞다.” 나는 갑자기 떠오른 게 있어 고개를 들었다. “아직 설날 연휴인데 선배가 돌아오면 아저씨와 아줌마는 어떻게 해요?” “어휴 별일 아니야. 이런 일은 자주 있었어. 정리하고 다시 돌아가면 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에 앉았다. 할머니의 죽음이 내게 큰 충격이었기에 다른 사람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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