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장
정서현이 나를 얼마나 불렀는지 모르겠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정서현의 얼굴에는 이미 눈물이 가득했다.
“수아야, 나 좀 봐. 수아야, 사람 놀라게 하지 마. 나 좀 봐주면 안 돼?”
나는 시리고 건조한 눈을 겨우 움직여 정서현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려 애썼지만 입꼬리조차 올릴 수 없었고 눈물은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서현아, 나 이제 가족이 없어. 할머니가 나를 떠나셨어. 화가 나셔서 날 버리고 떠나셨어.”
정서현은 내가 품에 안고 있는 할머니를 한 번 보더니 몸을 숙여 나를 꼭 안아주었다.
“넌 내가 있잖아. 내가 네 옆에 있어 줄게.”
“할머니는 널 버리신 게 아니라. 단지 너무 힘드셔서 쉬고 싶으신 거야.”
“그런 거야?”
나는 고개를 숙여 할머니의 평온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편안해 보였다.
정서현은 나를 더 꼭 안아주며 말했다.
“그럼. 수아야, 날 믿어.”
관리사무소와 경찰서 그리고 병원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왔다.
나는 정서현에 의해 옆으로 가서 사람들이 보고서를 작성하고 CCTV를 확인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의사도 들어왔지만 응급처치는 하지 않고 내게 애도를 표했다.
윤도하는 장례식장 사람들에게 연락해 와달라고 했다. 그들은 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할머니의 얼굴을 닦아주고 옷을 갈아입힌 뒤 모시고 떠났다.
나는 그들이 할머니를 데려가려 하자 재빨리 다가가 할머니의 손을 붙잡았다.
“제발 할머니를 움직이지 말아 주세요. 그냥 주무시는 거예요. 조금 있으면 깨어나실 거예요.”
“김수아 씨, 부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세요. 이러시면 할머니께서도 마음이 불편하실 거예요.”
장례식장 직원이 나를 떼어내려 했지만 나는 할머니의 손을 놓지 않았다.
정서현은 눈물을 흘리며 내 옆에 다가왔다.
“수아야, 이러지 마. 할머니는 이미 떠나셨어. 이제 편히 쉬게 해드리자.”
“아니야...”
나는 울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싫어. 다 나 때문이야. 내 잘못이야. 내가 방금 자리를 비우지 않았더라면 할머니는 괜찮으셨을 거야.”
나는 손을 들어 내 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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