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장
이지현은 주먹을 꽉 쥐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 원망과 질투의 감정이 더욱 짙어졌다.
그녀가 힘들게 만든 기회를 김수아는 심지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김수아는 고서준에게 아주 나쁜 여자였다. 고서준이 쓰러졌음에도 김수아는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만약 의사가 계속 설득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병원도 따라가지 않았을 것이다.
이지현은 순간 머릿속에 하이파이브에서 분명 약효가 돌고 있음에도 그녀가 다가갔을 때 그녀를 쓰레기 보듯 혐오의 눈길로 보면서 밀어내던 고서준의 모습이 떠올랐다.
‘대체 왜?'
“도대체 왜?!”
이지현은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김수아의 집 앞까지 다가간 뒤 현관 손잡이를 내리쳤다. 그러더니 끼익 소리가 나면서 문이 살짝 열렸다.
순간 당황하긴 했었지만 고민도 하지 않고 들어갔다.
그녀는 현관 쪽을 두리번댔다. 바닥에는 고서준과 김수아가 키스하면서 떨어진 토끼 인형이 있었다.
이지현은 계속 안으로 들어갔다. 소파는 엉망으로 어지럽혀져 있었고 바닥엔 소파에 있어야 할 담요가 떨어졌을 뿐 아니라 거실엔 소파 쿠션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었다.
머릿속에 고서준이 김수아를 몸 아래로 깔아버리는 장면이 나타나면서 이지현은 테이블 위에 있던 컵을 있는 힘껏 던졌다.
“아악!”
컵 하나로 부족했는지 이내 식탁으로 다가가 모든 물건을 던져버린 후에야 멈추었다.
질투와 분노에 휩싸인 이지현은 이성이 다 타버리고 없었다.
그 순간 그녀의 뒤로 기계음이 들려왔다.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걸어가고 문을 여니 침대에 누워있는 김수아의 할머니가 보였다.
그녀의 머릿속에 이 집사와 고명준이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김수아에겐 아주 중요한 사람이 있었는데 지난번 경찰서에서 나왔을 때도 고명준은 그 약점으로 합의를 보았다고 했다.
“제일 중요한 사람...”
‘이지현, 난 너랑 결혼하지 않을 거야...'
이때 고서준이 룸에서 그녀를 밀쳐내며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가 그녀와 결혼하지 않는다면 대체 누구와 결혼하겠단 말인가.
이지현은 침대에 앙상하게 누워있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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