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장
“너는 날 직접 어두운 수렁에서 구해주고 다시 그 수렁으로 밀어 넣는 사람이니까.”
내가 말을 마치자 고서준은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의 몸에서 나는 냄새와 그의 행동에 역겨워 토가 나올 지경이었으니까.
헛구역질하려던 순간 그는 비틀대며 내 몸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나는...”
고서준은 일어난 후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한참 후 그는 미안하다는 말만 하면서 비틀대며 가버렸다.
나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곤 눈을 감았고 꽉 잡았던 주먹도 풀었다.
공포로 가득했던 가슴 속은 어느새 진정되었다. 쿵 소리가 들려온 순간 나는 눈을 떴다. 고서준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순간 멍해진 나는 얼른 고서준이 헤쳐버린 옷을 여미며 말했다.
“고서준, 여기서 자지 말고 다른 곳에 가서 자. 여긴 내 집이야.”
그러나 고서준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고서준.”
그는 여전히 잠잠했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가갔다. 고서준은 눈을 감은 채 바닥에 누워있었고 배 부근에선 피가 흘러나왔다.
“고서준, 죽더라도 내 집에서 죽지 말아줄래? 제발 좀 꺼지라고.”
나는 몸을 숙여 고서준의 뺨을 두어대 때리면서 깨우려고 해보았으나 결국 핸드폰을 꺼내 119에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
구급차는 아주 빠르게 도착했다. 의사들이 내 집으로 들어오며 고서준의 상태를 물었다.
나는 당연히 모른다고 답했다.
확실히 몰랐다. 만약 그가 우리 집에서 쓰러지지 않았더라면 나는 구급차도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의사와 간호사는 이상한 눈길로 나를 보더니 고서준 복부에 있는 상처를 찾아냈다.
나는 문 쪽에 기대어 섰다. 그들의 입에서는 ‘상처 감염', ‘고열', ‘의식불명'이라는 단어가 나와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게 되었다.
간단히 응급처치한 후 그들은 고서준을 들것에 눕혔다.
우리 집에서 나가고 현관문을 닫으려던 때 의료 상자를 들고 가던 사람이 몸을 돌리며 내게 말했다.
“저희랑 같이 병원에 가주셔야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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