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정서현이 일어나 말싸움하려고 하자 나는 그녀를 이끌고 무리에 합류했다.
“놀 거야. 안 놀 이유가 뭐 있겠어.”
내가 너무 흔쾌히 대답했는지 애들은 한순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내가 게임 룰을 물어봤을 때,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다 윤도하가 제일 빨리 반응하고 옆에 자리를 내주더니 나한테 게임 룰을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룰은 아주 간단했다. 맥주병을 테이블 위에 눕혀서 돌리다가 맥주병 입구가 누구를 가리키면 그 사람이 질문의 상대가 되는 것이고, 질문하는 사람은 이전 판에 질문을 받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벌칙은 원하는 대로 정하면 되었다.
윤도하가 설명을 끝내고서 나한테 물었다.
“이해됐어?”
나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게임이 막 시작되었을 때는 다들 조심스럽기만 했다.
하는 질문들을 보면 누가 반에서 제일 예쁜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지, 연애한 적은있는지, 제일 창피했던 일이 무엇인지, 등등이었다.
그러다 질문 수위가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고, 벌칙도 점점 난해해지기 시작했다.
나만 빼고 다들 질문을 받고 있을 때, 나는 왠지 모르게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다음 순서로 맥주병 입구는 고서준을 가리키게 되었다.
게임 분위기에 휩쓸려 용기가 생긴 애들은 손뼉을 치면서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이전 판에 벌칙 받은 애가 고서준한테 질문했다.
“고서준이 좋아하는 사람은 왼쪽에 있는 거야? 아니면 오른쪽에 있는 거야?”
이 질문이 끝나기 바쁘게 애들은 또 한 번 떠들어댔다.
이때 누군가 말했다.
“이진혁, 너무 쓸데없는 질문한 거 아니야? 지현이가 없었으면 바쁜 고서준이 우리랑 함께 놀았겠어?”
이지현은 부끄러운지 얼굴이 발그레한 채 기쁜 마음에 말했다.
“무슨 소리야.”
이지현에게 관심 쏠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를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 내가 앉은 자리를 확인했다.
그렇다. 윤도하가 내어준 자리는 마침 고서준의 왼쪽 자리였다.
이 질문은 고서준이 좋아하는 사람이 이지현인지, 아니면 나인지 묻는 거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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