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장 네 마음을 원해
민서희는 주체할 수 없는 기쁨에 눈시울을 붉히더니 크게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
“지환 씨, 너무 고마워요.”
그녀는 진지하게 고마움을 표시했지만 박지환은 전혀 기쁘지 않았고 오히려 가슴이 꽉 막힌 듯 숨이 막혔다.
민영매가 죽었다는 사실은 오직 민서희만 모르고 있다.
지금 이 세상은 박지환이 그녀를 속이기 위해 만들어 낸 거짓된 세상이다.
하여 그 고맙다는 말에 마음이 무거워져 감당하기 힘들었다.
“고맙단 말 하지 말라고 했잖아.”
박지환은 눈빛이 점점 가라앉더니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머님과 할 얘기 많을 테니 난 먼저 서재로 올라갈게. 중요한 일이 있으면 서재로 올라와. 그럼 서희와 얘기 나누세요.”
말을 끝낸 박지환은 서재로 올라갔다.
책상에 서류가 잔뜩 쌓였지만 박지환은 도무지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민서희의 미소와 민영매의 비참한 죽음이 한데 겹쳐 그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했다.
“쿵쿵--”
이때 누군가 서재 문을 두드렸다.
고개를 들자 민서희가 머뭇거리며 문을 열고 들어왔다.
“왜?”
박지환은 의자에 몸을 기댄 채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미간을 찌푸렸다.
“엄마와 얘기 나눌 거지, 난 왜 찾아왔어?”
민서희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문을 닫더니 한참 망설이다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지환 씨, 부탁이 있어요.”
보아하니 많이 고민하고 올라온 모양이다.
박지환은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뭔데?”
민서희는 고개를 푹 숙이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요즘 엄마 별장에서 지냈으면 하는데...... 가능할까요?”
그러더니 다급히 한마디 덧붙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저 왔다 갔다 하는 게 불편할까 봐 걱정돼서 그래요. 지환 씨 거슬리지 않게 조용히 있으라고 당부할게요.”
“고작 그거야?”
민서희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박지환은 의자에 기대앉아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난 또 뭐라고. 그게 그렇게 말하기 힘든 일이었어? 내가 호랑이야? 아니면 내가 주저 없이 거절할 것 같았어? 당신은 대체 날 뭐로 생각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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