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4장 언제부터 이렇게 고분고분해졌지?
아팠다. 아파서 온몸이 다 떨렸다.
민서희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꾹 참았다. 1년간의 옥살이를 하면서 그녀는 가장 값어치가 없는 것이 바로 눈물이라는 사실을 깨우쳤다.
“괜찮아요?”
갑자기 머리 위로 떨어지던 빗줄기가 멈추더니 여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빗속에서 이러고 있어요? 무슨 일 있으세요?”
민서희가 고개를 돌리자 여자는 흠칫했다.
“혹시 안 보이세요?”
초점이 없는 그녀의 눈동자를 보아하니 확실히 시각장애인이 맞았다. 여자는 한밤중에 장님이 이러고 있다는 생각에 저도 몰래 안쓰러운 마음이 생겼다.
“곧 겨울이에요. 오늘은 날씨도 추운데 어떻게 혼자 산에 오셨어요?”
민서희가 대답하기도 전에 누군가 여자를 불렀고 여자는 민서희의 손에 우산을 쥐여주었다.
“하산하려는 거죠? 오른쪽이 바로 플랫폼이에요. 30분 후면 막차가 도착하니까 빨리 움직여야 해요. 전 연회 때문에 먼저 가볼 테니 부디 조심해서 가세요.”
말을 끝낸 여자는 호텔 입구의 큰 키의 그림자를 향해 달려갔다.
우산 손잡이에는 아직도 그 여자의 온기가 남아있었다.
눈물이 나왔다. 귀에 익은 목소리지만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보아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저 오른쪽이 바로 플랫폼이라던 여자의 말만 떠올랐다.
민서희는 손을 뻗어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고 마침내 차가운 프레임을 만질 수 있었다.
그녀는 프레임을 따라 겨우 플랫폼의 의자로 올라갔다.
30분 후면 산에서 내려가는 막차가 올 거라고 했다.
민서희는 멍하니 고개를 쳐들었고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지금이 바로 박지환을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박지환의 세력은 남연시까지 확장되지 않았기에 그녀만 꼭꼭 숨는다면 박지환은 절대 그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연회가 끝나고 호텔 방에 찾아왔던 여자와 뜨거운 순간을 보낸다면 30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민영매를 떠올리니 뜨거웠던 심장이 다시 빠르게 가라앉았다.
만약 이대로 떠난다면...... 민영매를 평생 볼 수 없는 건 아닐까?
바로 이때, 갑자기 번개가 치고 천둥이 치더니 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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