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장 우는 아이
허나 안랑이를 떠올리면 여전히 마음속이 찌릿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야 숨을 제대로 내쉴 수가 있었다.
안랑이가 그 강아지였다면 아마도 그녀가 울고 있을 때 똑같이 끙끙거리고 살을 비비며 위로했겠지?
멍하니 길을 걸어가던 민서희는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박지환은 하마터면 그녀를 놓칠 뻔했다.
“왜 그래?”
박지환은 이마를 찌푸리더니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요.”
“아이 울음소리?”
박지환은 예상 밖의 대답에 어리둥절했다. 여기는 길목이라 대부분 커플 아니면 출퇴근하는 젊은이들로 사람이 많긴 하지만 아이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잘못들은 거 아니야?”
민서희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답했다.
“똑똑히 들었어요.”
눈이 먼 그녀는 귀가 유독 예민하니 제대로 들은 게 확실했다.
“아이의 울음소리 맞아요. 여기 근처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어쩔 수 없이 주위를 둘러보던 박지환은 한 차에 시선을 고정하더니 숨을 들이켰다.
한 살도 안 돼 보이는 어린 아기가 얼마 동안 갇혀 있었는지 땀으로 적셔 있었고 울음소리와 함께 온몸이 부자연스럽게 붉어져 있었다.
“여기야!”
박지환은 민서희에게 설명해 주었다.
“차 안에 어린아이가 갇혀 있어.”
불안감이 초조함으로 바뀐 민서희는 차창에 엎드리자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더욱 뚜렷해졌다. 무기력해 보이는 목소리에 그녀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얼마 못 버틸 것 같아요. 주위에 아이의 부모님 있어요?”
“없어.”
박지환은 민서희를 차창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고 외투를 벗어 손에 감싸고는 차창을 세게 내리쳤다.
견고한 창문 소리에 민서희는 가슴이 철렁했다.
“벽돌 같은 거 없어요? 이러다 팔 부러져요!”
“시간 없어.”
박지환은 눈에 불을 켰다. 그 아이가 살아있다면 아마 이 정도는 컸겠지?
이미 한 아이를 어쩔 수 없이 저세상으로 떠나보냈는데 이 아이만큼은 살리고 싶었다.
이를 악물고 갈라진 곳을 반복적으로 내리치고 나니 마침내 앞 유리가 깨졌다. 순간 흐느끼던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다.
박지환은 아이를 안고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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