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8장 예전으로 돌아가자

“지금 사이?” 박지환은 불쾌했다. “우리 둘 사이가 어떤데?” 그의 질문에 민서희는 당혹스러웠다. 뻔히 알면서 묻는 박지환의 물음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힌 것이다. 박지환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멋스러운 얼굴을 들이밀며 한 음절 한 음절 딱딱 끊어가며 말을 이었다. “잘 기억해. 너랑 나 부부 사이야. 나는 여러 여자를 마음에 둘 여력이 못 돼. 네가 말만 잘 듣고 윤서아한테 나쁜 짓만 안 하면 평생 지켜줄 거야.” “우리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어.” 마지막 말이 튀어나오자, 박지환 본인도 어리둥절해졌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툭 뱉어버리다니, 설마 원했던 게 바로 이건가? 원래대로? 민서희는 박지환의 목소리가 계속 메아리치고 있으니, 한참을 멍때리고 있었다. 무슨 뜻이지? 자신하고 윤서아의 관계를 해명하려는 건가? 바깥바람을 쐬다 보니 머리가 깨질 듯 아파 사고할 수가 없는 그녀는 두 눈을 감았고 박지환은 그녀를 품에 안았다. 외투에 감싸 찬 공기가 더 이상 불어오지 않았고 콧김 사이엔 박지환의 향기만 느낄 수 있었다. 어색한 그녀는 몸부림치려고 했다. 박지환은 그녀의 허리를 꽉 잡아당기며 되물었다. “연기해 달라며?”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내가 전문 배우가 아니라서 네가 뭘 원하는지 모르지만, 오늘부터 연습해 보자. 네가 만족스럽다 할 때까지 연습하고 나면 민영매도 눈치 못 챌거야.” 확실히 일리가 있었지만, 민서희는 여전히 어색했는지 말하는 목소리마저 떨리고 있었다. “그때와 비슷하면 돼요.” “그때가 언젠데?” 민서희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혼했던 그 2년 동안이요.” 박지환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는 너한테 잘해 주지 못했는데.” 더 나아가 악질이라 표현할 수 있다. 그는 민서희를 욕망의 해소용으로만 대했었다. 침대에서 잠자리를 끝내고 일말의 미련도 없이 눈길 한번 안 주고 서재나 3층으로 방을 떠나버렸었으니 말이다. “그만하면 됐어요.” 그때도 바라는 게 많지 않았으니, 지금은 더더욱 바라는 게 적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