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7장 나하고 연기해 주세요
“강 의사요.”
민서희는 외투를 어깨에 걸치고 담담한 어조로 답했다.
“방에만 있으면 답답하고 몸에 안 좋으니까, 밖에 나와 신선한 공기 좀 마시라고 했어요.”
“그래도 이렇게 얇은 옷만 입고 나오면 어떡해. 또 추위 타면 내일 무슨 정신으로 민영매를 만날 셈이야?”
가지치기를 하던 도구를 땅에 떨어뜨린 민서희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박지환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말씀이에요?”
“내 말은.”
박지환은 한 마디 한 마디 정확하게 발음했다.
“민영매가 벌써 출발 준비를 마친 상태니까 열흘 후면 여기로 도착할 거야.”
민서희에게 있어 이 일은 본인 생명보다 더 중요한 일이었다. 눈시울이 붉어진 그녀는 박지환의 옷깃을 잡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꾹꾹 참으며 말했다.
“지환 씨, 나를 속이면 안 돼요. 희망을 줬다 또 실망을 안겨주면...”
“안 속여.”
박지환은 민서희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시각 기쁨에 겨워 울고 또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인 그녀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진실되고 생생할 수가 없었다.
찰나의 순간, 박지환은 이 거짓말이 평생 유지될 수 있기를 바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동안 병원에서 보호 치료를 받고 있어서 외부와 연락을 할 수가 없었어. 지금은 많이 안정된 상태야. 예전처럼 아이같이 울고불고 그러진 않아.”
“정말이에요?”
민서희는 흐뭇하게 미소를 짓더니 본인 얼굴을 더듬고는 걱정이 앞섰다.
“근데 지금의 내 얼굴을 보게 되면 깜짝 놀라지 않을까요?”
“괜찮아. 미리 자초지종을 설명해 드렸어. 얼굴에 실수로 화상을 입었다고만 알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래요... 그러면 다행이네요...”
민서희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다.
“걱정시키지 말아야지... 걱정시키지 말아야지. 내가 잘 지내고 있고 행복하다는 것만 알게 해야 돼. 내가 행복해야 엄마도 안심하실 거야.”
박지환은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았다. 혼자서 중얼거리며 희망을 품고 있는 그녀를 보니 숨이 턱턱 막히고 가슴이 답답했다.
“너무 염려하지 마. 병원에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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