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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장 말하면 믿을 수는 있어요

어머니를 보고 싶다는 생각 외엔 무관심해진 그녀는 무덤덤하게 답해 주었다. “별 거 아니에요. 마냥 그러고 싶어서 전화한 것뿐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박지환은 그녀의 얼굴을 잡아당기고는 불만스럽다는 어조로 캐물었다. “네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얼굴에 표정이 다 드러나 있거든! 어떻게 된 건지 제대로 말 못 해? 엄마 보고 싶지 않나 보지?” 결국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되물었다. “지환 씨한테 알려주면 믿을 수는 있고요?” 그녀의 말에 박지환은 눈살을 찌푸렸다. “또 무슨 짓 하려고? 진실이면 당연히 믿지. 왜 못 믿겠어?” “윤서아 씨요.” 그 이름을 뱉는 순간 박지환의 냉기를 민서희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스스로 조소하며 입을 열었다. “그날 갑자기 나타나서 엄마가 사망했다고 알려 줬었어요. 그래서 죽음으로 협박할 정도로 감정이 격했던 거고요.” 박지환은 그늘이 서린 눈빛으로 민서희를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그녀의 얼굴 표정에서 남을 모함하려는 낌새를 찾아내려고 말이다. 허나 평온함만이 남아 있었다. 심지어 오랫동안 침묵을 하던 그녀가 재차 말을 이었다. “굳이 진실을 파헤치려고 하거나 믿지 않으셔도 상관없어요. 내가 한 말이 거짓말이라 의심되면 없었던 일로 해 줘요.” 박지환만이 이 일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민영매가 이미 세상을 떠난 이 상황에 보름 동안 민서희를 잘 달래고 숨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의 발단은 전부 그 일 탓이다. 정말 윤서아가 그랬을까? 이토록 잔인한 진실을 그녀가 알려 줬을까? 분명 민서희에게 어떤 고통을 안겨줄지 뻔히 아는 사람이? 그는 답을 하지 않고 돌아서서 회사에 가는 도중 기사에게 “회사 말고 윤서아한테로 가.” 라고 말했다. 기사는 십여 분 거리를 달려 도착했다. 박지환이 차에서 내리자, 하인들이 마중을 하러 나왔고 거실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윤서아가 아침을 먹는 중이었다. 그녀는 상냥하게 인사를 건넸다. “지환 씨.”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행동마저 부드러운 윤서아가 그런 일과 연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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