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장 그녀는 더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더는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먹을 이유가 없어졌다.
“내가 왜 먹었는지 정말 몰라서 그래요?”
민서희는 깊은 숨을 내쉬고 계속 말했다.
“그때는 당신이 아무렇지 않게 던져 준 물건도 나한테는 소중했으니까요. 하는 수 없이 사준 반지가 맞지 않았어도, 난 너무 좋아서 반지에 실이라도 감아서 손가락에 끼고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녀는 더는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박지환은 한 대 얻어맞은 듯 이미 답을 알아챘다.
그녀는 더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하여 그가 사준 물건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억지로 먹을 필요도 없다. 마치 바닥에 널브러진 크림처럼 말이다.
가슴이 저리고 숨이 차올랐다.
‘왜 이렇게 슬프고 화가 날까?’
박지환은 알 수 없었다. 그저 그와 민서희 사이에 뭔가 넘지 못할 산이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불쾌해진 박지환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민서희, 그때 난 너한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았어. 지금도 마찬가지야. 마치 저 디저트처럼. 네가 싫다면 먹으라고 강요하지 않아. 그러니 애쓰지 마.”
“네, 강요하지 않았죠.”
민서희는 두 눈을 감고 말했다.
“그땐 내가 좋아서 했으니까요. 당신은 아무 잘못도 없어요.”
“민서희, 꼭 말을 그렇게 삐딱하게 해야겠어?”
조금의 원망과 날카로움이 섞인 말이라는 것을 그녀도 인정한다. 하지만 원망의 상대는 박지환이 아닌 민서희 자신이었다.
만약 그때 자기 주제를 알았더라면, 만약 그때 그녀는 박지환과 완전히 다른 세상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적어도 지금의 그녀는 자유롭게 보통의 삶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요. 사실을 말한 것 뿐이에요.”
민서희는 잔뜩 피곤한 표정으로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
“피곤해요. 나 좀 쉴게요.”
두 발짝도 채 걷지 못했는데 박지환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아무것도 안 먹었다면서? 배 안 고파?”
“안 고파요.”
민서희는 정말 배고프지 않았다. 방금 일어난 데다가 크림 로우쏭의 냄새까지 맡고 나니 입맛이 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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