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장 위로받아야 할 사람
박지환은 전화를 걸어 상대가 받자마자 민서희에게 휴대폰을 넘겨주었다.
상대는 아주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민서희 씨, 어머님을 만나 뵙고 싶은 심정은 이해하나 어머님은 심장에 문제가 있어 이 시점에 민서희 씨를 만나면 전에 했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민서희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물었다.
“언제쯤이면 엄마 보러 가도 괜찮을까요?”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몇 달 뒤면 민영매 여사님의 상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네.”
전화를 마쳤지만 민서희는 여전히 얼떨떨했다.
몇 달?
하루가 일 년처럼 느껴지는데, 몇 달을 기다릴 수 있을까?
박지환은 저도 몰래 손을 뻗어 그녀의 잔머리를 다듬어주려고 했지만 이를 알아차린 민서희는 움찔하더니 바로 몸을 뒤로 숨겼고 그제야 박지환은 정신을 차리고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
“또 다른 거 말해도 좋아.”
다른 거?
민서희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다른 건 원하는 게 없었다.
굳이 말하라면 하나 있긴 하지만, 말해봤자 박지환의 기분을 건드릴 뿐 만족스러운 결과를 절대 얻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없어요.”
민서희는 씁쓸하게 말했다.
박지환은 표정이 풀리더니 이내 또 차갑게 말했다.
“보류해 둬. 언제든지 말해도 좋아.”
“네.”
민서희의 막연한 눈빛은 계단을 향하더니, 이내 몸을 일으키고 박지환을 지나쳐 천천히 자기의 방으로 올라갔다.
안랑이의 죽음의 진상이 밝혀지길 얼마나 바랐었는데, 진짜 배후의 범인이 대가를 치르길 바랐었는데......
그제야 그녀는 자기의 생각이 얼마나 천진했는지 똑똑히 알게 되었다.
박지환의 마음속에서 윤서아는 아무리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바위 같은 존재였다.
박지환은 절대 윤서아를 내칠 수 없다.
민서희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렸다.
‘미안해, 안랑아. 내가 무능해서 미안해.’
그렇게 눈물을 흘리다 잠에 들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시간을 알 수 없었고, 계단에서 내려가니 이민준은 이미 출근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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