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장 사람은 멀쩡하잖아
윤서아도 더는 황홀한 밤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한기가 서린 눈빛으로 별장에서 나갔다.
‘빌어먹을 민서희. 감히 내 좋은 일을 방해해? 게다가 하마터면 지환 씨가 날 의심할 뻔했어. 절대 용서 못 해!’
윤서아가 떠나니 집은 마치 텅텅 빈 것 같았다.
박지환이 위층으로 올라가려는 그때, 민서희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윤서아 씨와 관련됐다는 거 알고 있잖아요!”
박지환은 그대로 움직임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린 채 복잡하고 차가운 고개를 돌려 민서희에게 되물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간단해요.”
민서희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일부러 윤서아 씨 감싸고 있잖아요. 사랑해서 그래요? 지환 씨가 사랑하는 여자가 윤서아 씨라서, 다 알면서도 내가 받은 상처는 가볍게 무시하는 거예요?”
박지환은 잠시 침묵하더니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는 거야? 서아에게 무릎이라도 꿇고 사과하라고 할까? 민서희, 잊지 마. 너 때문에 윤서아는 죽으려고 했어. 그러니 널 원망하는 것도 당연히 그럴 수 있어. 게다가 강아지일 뿐이야. 사람은 멀쩡하잖아.”
“사람은...... 멀쩡하다고요?”
민서희는 머릿속이 하얘지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졌다.
사냥개와 함께 비좁은 창고에 갇혀 하마터면 죽을 뻔했고, 윤서아의 모욕에 시달렸는데 멀쩡하다고?
아니면 박지환은 아예 민서희를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건가?
그녀의 창백한 얼굴과 비틀거리는 몸을 보니, 박지환은 왠지 마음이 안쓰러워졌다.
“보상할게.”
박지환은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이 끝나면 서아가 자살하려고 했던 일까지 영원히 묻어둘게. 원하는 거 얘기해 봐.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해줄 테니.”
‘뭐지? 물질적인 걸로 내 입을 막으려는 건가?’
그녀의 두 눈은 삽시에 빨개졌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박지환에게 죽으라고 말하고 싶었다. 박지환과 윤서아 모두 죽으라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렇게 말할 권리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박지환이 원하는 걸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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