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동생 바보
“은찬 삼촌.”
서하준이 룸으로 들어오며 여은찬을 불렀다. 일부러 청량한 척 소리를 내며 자신을 부르는 서하준에 여은찬은 때리고 싶은 충동이 생겨났지만 눈치채지 못한 서하준은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 삼촌이랑 숙모는요?”
“아직이야.”
여은찬은 단답하며 저도 모르게 서하준 뒤에 바싹 붙어 있는 서아린을 보게 되었다. 서아린은 한 걸음 앞으로 나오더니 서하준과 똑같은 호칭으로 그를 불렀다.
“은찬 삼촌.”
여은찬은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를 받아준 뒤 다시 서하준에게 시선을 돌렸다.
“뭐야, 왜 동생까지 데리고 왔어? 네 부모님이 아시게 되면 어떻게 하려고?”
“부모님께선 출장 가셔서 집에 안 계세요.”
서하준이 대답했다.
“그리고 아린이가 요즘 울적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기분 전환하라고 데리고 온 거예요.”
“오호라.”
여은찬은 바로 열정적으로 인사했다.
“아린아, 오늘 저녁 즐겁게 놀아. 기분 안 좋았던 일도 전부 잊는 거야.”
서아린은 눈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네, 그럴게요.”
서하준은 서아린의 어깨를 감싸며 그나마 조용한 자리로 찾아가 앉은 뒤 열심히 주스와 간식을 골라 서아린의 앞으로 가져왔다. 그리곤 아주 다정하게 말했다.
“졸리거나 나가고 싶으면 오빠한테 말해. 내가 데려다줄 테니까.”
서아린은 주스 잔을 들고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옆에 있던 사람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서하준, 네 여동생 몇 살이야? 너무 어려 보이는데 성인은 됐어?”
말을 마치자마자 서하준은 테이블에 있던 간식을 한 주먹 잡더니 그 사람을 향해 던졌다.
“경고하는데 내 여동생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그쪽들은 절대 내 동생 취향이 아니니까.”
그러자 그들은 갑작스럽게 내린 ‘간식비'에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저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어.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왜 정색하고 그래.”
옆에 있던 여은찬이 그런 서하준을 보고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하준이는 아주 유명한 동생 바보라고. 그러니까 하준이 동생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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