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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선물

잠시 후 서태윤이 피식 웃더니 장난기 어린 말투로 말했다. “한몫 단단히 챙길 심산인가?” 물론 그녀가 솔직하게 털어놓은 건 사실이지만 누가 봐도 속셈이 따로 숨어 있었다. 서태윤은 속으로 뻔했으나 굳이 들춰내지 않았다. 임다인의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싫으면 말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볼게요.” 그녀는 서태윤의 속내를 당최 알 수 없었다. 마침 포기하려던 순간 귓가에 감미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늘 저녁 원우가 데려다줄 거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임다인은 이루 형언하기 힘든 기쁨이 밀려왔다. 이내 고개를 번쩍 들고 감격에 겨운 눈빛으로 말했다. “고마워요!” 그녀의 모습에 서태윤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고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듯싶었다. ... 태정 그룹. 서태윤이 돌아오자 배원우는 곧바로 책상 위의 서류를 들고 따라갔다. “대표님, 관리팀에서 최근에 제출한 제안서 요약본인데 급하게 서명이 필요한 서류가 두 개 있어요. 그리고 30분 후에 이랜드 KG 그룹과 컨퍼런스 콜에 참석하셔야 합니다.” 서태윤은 말없이 사무실로 들어섰다. 그리고 슈트 재킷의 단추를 풀고 커다란 사무실 의자에 느긋하게 등을 기댔다. 배원우는 이 틈을 타서 서명해야 할 서류들을 앞에 내려놓았다. 빠르게 사인을 마친 후 서태윤이 문득 입을 열었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모처럼 다정함이 묻어났다. “처음 만나는 여자한테 어떤 선물을 해야 좋아할까?” 뜬금없는 질문에 배원우는 어리둥절하더니 의이한 기색이 역력했다. “선물이요? 누구요?” “나의...” 서태윤이 뜸을 들이다가 또박또박 말했다. “아내.” 배원우는 생각지도 못한 단어를 듣자 깜짝 놀란 나머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내 믿기지 않는 듯 되물었다. “대표님, 진짜 임다인 씨랑 결혼하신 거예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하는 서태윤을 보자 그는 숨을 헉하고 들이켰다. 곧이어 진지하게 고민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아내한테 주는 선물인 만큼 주얼리가 무난하긴 하죠.” 서태윤은 생각에 잠겼고, 잠깐의 침묵을 끝으로 넌지시 말했다. “예전에 경매에서 낙찰받은 컬러 다이아몬드 반지가 아직 있나?” “네.” “이따가 갖다줘.” “알겠어요.” 그리고 돌아서서 나가려는 찰나 서태윤이 다시 그를 불렀다. “오늘 저녁에 다인이가 에덴 클럽에서 안범희를 만난다는데 경호원을 몇 명 데리고 따라가서 신변을 보호해줘.” 배원우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곧바로 대답했다. “네.” 저녁. 임다인은 약속대로 에덴 클럽에 도착했고, 배원우와 경호원 몇 명이 뒤를 바짝 쫓았다.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888번 룸은 은은한 조명 덕분에 한층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푹신한 소파에 느긋하게 기대어 앉은 안범희는 다리를 꼰 채 한 손으로 섹시한 미니스커트를 입은 술집 아가씨를 끌어안고 다른 한 손으로 술잔을 들고 빙글빙글 돌렸다. 임다인이 룸으로 들어서는 순간 눈빛이 음흉하게 변했는데 마치 사냥감을 발견한 굶주린 늑대를 연상케 했다. “다인 씨, 왔어요?” 능글맞은 말투와 비열한 미소는 누가 봐도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었다. “오늘 밤 어떻게 사죄할 계획이죠? 진정성이 없는 사과는 받지 않을 생각이라...” 임다인은 입을 꾹 닫고 생긋 웃기만 했다. 묵묵부답하는 그녀를 보자 안범희는 경박한 말로 계속해서 희롱했다. “이렇게 하는 건 어때요? 앞에 있는 술을 원샷하고 내 기분을 달래주는 데 성공하면 어젯밤에 손찌검했던 일은 눈 감아 줄게요.” 표정은 점점 더 기고만장해졌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배원우가 프로패셔널한 경호원 몇 명과 함께 룸에 들이닥쳤다. 조금 전까지 안범희를 에워싸고 있던 술집 아가씨들은 아연실색하며 일제히 룸에서 빠져나갔다. 반면, 콧대가 하늘을 찌르던 안범희는 배원우를 보자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 의기양양한 표정은 온데간데없었고 다리를 서둘러 내려놓고 깍듯한 어조로 말했다. “실장님께서 여긴 어쩐 일로...” 배원우가 싸늘하게 경고했다. “간덩이가 부었나? 감히 사모님한테 무례하게 굴다니!” “사... 사모님이요?” 안범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조심스레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마침내 현장에 있던 유일한 여성에게 눈길을 고정했다. 임다인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안범희는 당최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저 여자가... 지금...” “다름 아닌 서태윤 대표님의 아내시죠.” 배원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또박또박 대답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안범희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오로지 하나뿐이었다. ‘망했다!’ 남해시에서 서태윤을 건드린 사람에게 어떤 결과가 초래할지 누구나 뻔했고, 하물며 측근을 건드리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임다인이 서태윤의 여자일 줄이야! 이번에 운 좋게 목숨을 건지더라도 큰 대가는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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