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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방 안에는 어두운 조명만 남아 있었고 침대 위에 있는 사람의 숨소리가 쌕쌕 들려왔다. 안시연은 임산부 전용 베개를 끌어안은 채 자고 있었다. 어두운 불빛에 의지해 박성준은 침대로 다가가 몸을 굽혔다. 옷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더니 반지를 조심스럽게 안시연의 손가락으로 끼워주었다. 행여나 그녀가 잠에서 깨기라도 할까 봐 아주 천천히 말이다. 경매에서 낙찰받은 직후 그는 바로 전문가를 찾아가 사이즈부터 고쳤던지라 지금 안시연의 손가락에 딱 맞았다. 마치 원래 안시연의 것이었던 것처럼 가느다란 그녀의 손가락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한참 멍하니 보던 박성준은 안시연이 문자로 말한 선물이 떠올랐다. 서랍 위에 있는 상자를 발견한 그는 그 안에 담긴 것이 버건디 색 베이스에 샴페인 색 줄무늬가 있는 넥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넥타이는 겨울에 하고 다니면 아주 어울릴 것 같았다. 선물이 마음에 든 박성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내일 회사 연말 송년회에 하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선이 다시 깊은 잠이 든 안시연의 작은 얼굴로 갔다. ‘오늘 외출한 이유가 이 넥타이를 사기 위함이었던 건가?' 방학이었던 안시연이 집에만 있는 것이 너무 심심했던 게 분명했다. 그래서 나중에 휴가가 생기면 그녀를 데리고 기성시 근처 도시로 가서 여행할 생각이었다. 다음 날 아침이 되고 한창 잘 자고 있던 안시연은 갑자기 느껴지는 답답함에 눈을 뜨고 말았다. 박성준이 이미 그녀의 아침 필라테스 시간을 오후로 미루어주었던지라 그녀는 아침에 늦잠을 잘 수 있었다. “시연아.” 박성준은 이미 옷을 갈아입은 상태였고 출근할 준비를 했다. 그가 불렀음에도 침대에 있는 안시연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기에 일단 안시연부터 깨워야 했다. 한번 불러서 반응이 없었으니 그가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다. 안시연은 비몽사몽 한 얼굴로 눈을 떴다. 시야에 장난기 가득한 박성준의 얼굴이 보였고 박성준은 손을 들어 그녀의 코를 꼭 잡아 그녀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또 깨우셨네요.” 그녀의 목소리엔 느긋함과 잠이 덜 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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