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안시연은 망설임도 없이 박성준의 목에 팔을 두르고 발꿈치를 들어 올려 볼에 뽀뽀해주려고 했다. 그런데 박성준은 갑자기 고개를 홱 돌려버렸고 결국 그녀의 입술이 그의 입술에 닿아버렸다. 그녀의 허리를 안고 있던 그의 팔에 힘이 들어가고 다시 품으로 끌어당겨 뽀뽀는 키스로 변해버렸다.
‘씨, 날 속였어!'
박성준은 안시연이 숨이 차 괴로워하자 그제야 놓아주었다. 그의 키스에 원래부터 비몽사몽 했던 그녀는 몽롱함에 다시 노곤해지기 시작했다. 침대로 돌아간 그녀는 거울을 통해 넥타이를 하고 있는 박성준을 보며 속으로 불만 가득 중얼거렸다.
어차피 혼자 할 거면서 왜 날 깨운 거래?'‘
박성준도 거울로 입술이 삐죽 나온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귀엽다는 듯 웃어버렸다.
“난 출근할게. 오늘 저녁은 회사에 송년회가 있어서 늦게 들어올 것 같으니까 나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치, 누가 기다렸다고.'
속으로는 투덜대고 있었지만 입 밖으로는 반대의 말을 했다.
“네.”
박성준은 1층으로 내려가 비단 보자기로 싼 상자를 최미숙에게 건네며 안가인에게 전해주라고 말한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송년회가 끝나면 업무도 적어질 것이었던지라 안시연과 함께 있어 주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
이듬해에 행운이 태어나기에 그는 업무 일정을 잘 조율해야 했다. 최대한 업무를 빨리 완성하여 육아할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박성준은 일정을 생각하면서 차를 타고 장풍 그룹으로 갔다.
오늘은 송년회였던지라 다들 예쁘게 차려입고 출근했다.
“올해 대표님과 춤을 추게 될 행운아는 누구일까요?”
“어느 해이든 전 저였으면 좋겠네요. 전 이미 5년 동안 제가 뽑히길 바라면서 예쁘게 하고 왔는데 단 한 번도 뽑힌 적 없었어요.”
“지난해는 청소부의 아주머니였어요. 덕분에 올해 우리 회사 건물 유리 반짝반짝 빛이 나잖아요. 그 아주머니가 얼마나 열심히 청소했다고요.”
“아, 몰라요. 대표님과 춤을 출 수 없다면 집이나 차라도 당첨됐으면 좋겠어요. 매년 다른 사람들이 당첨된 모습을 볼 때마다 얼마나 부러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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