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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박성준은 저녁 식사에 오지 않았지지만 셋이서 오붓하게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분위기는 더없이 좋았다. 엄마의 건강도 점점 좋아지고 있고 할아버지와도 원만하게 지내고 있었기에 안시연은 기분이 좋아서 샤워를 하러 가기 전 즉흥적으로 만든 멜로디를 흥얼거렸다. 그리고 박성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저 샤워할 건데 영상 통화 가능해요?] 몇 분이 지나도록 답장이 없었다. 안시연은 거실 소파에 앉아 기다리다가 그냥 책을 먼저 읽을까 싶어 손을 뻗었는데, 그 순간 영상 통화 알림이 울렸다. 그녀는 살짝 한숨을 내쉬고 얌전히 초록색 버튼을 눌렀다. 화면 속에 나타난 박성준은 무표정한 얼굴이었고 주변에서는 웅성거리는 소리와 다른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핸드폰 화면을 사이에 두고 갑작스럽게 마주하자 안시연은 발가락이 신발 안에서 바짝 움츠러들 만큼 어색해졌다. 뭔가 말을 해야 할 것 같았지만 박성준과는 특별히 나눌 이야기도 없었다. 결국 핸드폰을 거치대에 올려놓고 욕실 문을 비추게 세팅한 뒤 일어나 샤워하러 들어갔다. 박성준은 그녀가 샤워할 때 곁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집에 없어도 이렇게 영상 통화로 감시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분명히 들으면 다소 묘한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는 상황인데 둘 사이에서는 그저 기계적으로 지켜야 하는 규칙처럼 되어버렸다. 그저 그녀가 욕실에서 쓰러질까 봐 걱정되어서일 뿐이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파티와 비즈니스 행사들이 많아졌다. 박성준은 영상 통화 화면을 축소시킨 후 핸드폰을 손에 쥐고 연회장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어이, 성준 도련님. 누구랑 그렇게 몰래 전화 중이야?”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와 함께 길고 날씬한 팔이 그의 어깨에 걸쳐졌다. 박성준은 짜증스럽게 눈을 굴리며 상대를 무시했다. 기우연은 박성준의 무시를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그가 늘 이렇게 도도했으니까. “성준아~” 그는 끝을 길게 늘어지게 말했는데 그야말로 달달하고 간지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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