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안시연은 마치 말을 잘 듣는 얌전한 아이처럼 노트북 가방을 들어 두 손으로 박성준에게 내밀었다.
“그럴게요, 일에 집중하세요.”
박성준은 노트북 가방을 받으려다 순간 멈칫했지만 공중에서 몇 초간 머뭇거리다 이내 아무렇지 않은 척 가방을 받아 들고는 안시연 옆을 스쳐 지나갔다.
최미숙은 둘 사이의 어색한 분위기를 눈치채고는 입술을 지그시 다물며 미소를 지었다.
사모님은 확실히 행동파였고 도련님과 잘 지내기로 결심하고는 먼저 다가가서 표현했다.
그런데 도련님의 반응은 마치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한 듯 보였다.
‘도련님, 갈 길이 멀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 사모님이 곁에 계시잖아요.’
안시연은 방으로 올라가 샤워를 하고 점심때 할아버지와 함께 식사하기 전까지 잠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그녀는 침대에 옆으로 누워 전희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엄마를 박씨 가문에 모셔왔어, 퀵으로 보내준 거 잘 받았어. 진짜 예쁘다.]
전에 전희진과 함께 도자기 공방에서 만든 네잎클로버 컵과 붓걸이가 완성되어 도착했다.
전희진이 먼저 사진을 보내왔다. 그녀가 만들어준 필통에는 이미 각종 펜, 향수 샘플, 사무용 도구들이 가득 차 있었다.
[야, 이거 엄청 많이 들어간다니까.]
안시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실용주의자의 명작이네.]
[이모는 이제 괜찮으셔? 생각보다 빨리 퇴원하셨네.]
안시연은 엄마의 어젯밤 일을 전희진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전희진이 알면 분명 주연희와 전도현한테 알릴 것이니까.
다들 바쁜데 괜히 걱정을 끼칠 필요 없었다. 특히나 주연희는 고 3을 맡았기에 더욱 부담이 컸다.
[웬만큼 괜찮아지셨어. 지금은 집에서 요양 중인데 대표님이 유명한 한의사를 불러와서 치료받고 계셔. 경과가 좋으면 간 이식도 안 해도 될 수도 있대.]
전희진이 기뻐하며 회전하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이래서 엄마가 나보고 의사 하라고 했나 봐. 진짜 보람 있지 않냐?]
안시연은 키보드를 두드리다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사실 이 모든 건 박성준 덕분이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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