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박성준의 배려와 최미숙, 백진의 정성 덕분에 안가인은 퇴원 후 곧바로 홍산원에 머물게 됐다.
안시연이 깔끔하게 정돈된 마당을 바라보니 햇살을 받아 더욱 평온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겨울 햇볕이 포근하게 몸을 감싸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사모님, 여기가 홍산원이에요. 앞으로도 계속 지은이가 모실 겁니다.”
고지은은 병원에서 줄곧 안가인을 돌봐온 가정부인데 손발이 빠르고 말없이도 척척 일을 해내는 사람이었다.
“고마워요, 아주머니.”
새로운 환경 때문인지 모든 게 다시 시작되는 기분이라 그런지 안가인의 상태는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녀는 최미숙에게 감사 인사를 건넨 후, 다시 고지은을 바라보며 말했다.
“앞으로 잘 부탁할게요, 지은 씨.”
휠체어에 앉아 양모 어부 모자를 눌러쓴 안가인은 조용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햇빛 아래 그녀의 얼굴은 어젯밤 응급 치료의 영향으로 창백함이 도드라져 보였고 푸르스름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고지은은 어색한 듯 살짝 긴장한 채 단호하게 대답했다.
“사모님, 전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이에요. 돌보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번거로운 거 없어요.”
안가인과 최미숙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고지은이 내성적이고 직설적인 성격이라는 걸 알기에 더 이상 덧붙이지 않았다.
안가인의 자리를 정리한 후, 안시연과 최미숙은 함께 수선정으로 돌아왔다.
길에는 오직 두 사람뿐이었다. 안시연은 최미숙의 진심이 전해지는 듯했다.
그녀가 이곳에 들어온 이후, 최미숙은 줄곧 자신을 챙겨주었다.
마치 임신을 확인한 이후로 운이 트이기라도 한 듯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눈물도 흘렸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다 잘 풀렸다.
“아주머니, 정말 너무 고마워요.”
최미숙은 놀라지 않았다. 도련님과 결혼한 후에도 변함없이 순수한 이 아이는 누군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잘해주면 진심으로 감사해하는 사람이었다.
“전 도련님이 어릴 때부터 이 집에서 일했어요. 도련님이 참 힘들게 자랐어요. 회장님이 갑자기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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