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거기까지 생각한 최미숙은 다시 한번 다짐하듯 말했다.
“사모님, 걱정하지 마세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안씨 일가 사모님으로 생각하고 있겠습니다.”
“고마워요. 시연이가 성준이랑 결혼한 건 예상치 못한 일이지만 성준이라면 오히려 안심돼요. 그리고 아주머니가 곁에 있으니 더욱 마음이 놓이네요.”
최미숙은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사모님을 잘 보살피겠습니다.”
두 사람은 서연수에 대해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그녀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순간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민정의 집.
강주혁에게서 은재혁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후 박민정은 마치 다시 젊음을 되찾은 듯했다.
그녀의 얼굴엔 생기가 돌았고 볼에는 홍조가 띠었다.
반면 윤정아는 벨리 가든에서 돌아온 이후 기분이 잔뜩 가라앉아 있었고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박민정이 손가락을 우아하게 세운 채 꽃을 다듬는 모습을 보며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외삼촌만 돌아오면 외숙모 기분이 좋아지네.’
윤정아는 기운 없이 박민정 곁으로 다가와 턱을 그녀의 어깨에 기대고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숙모.”
기분이 좋았던 박민정은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다정하게 위로했다.
“아이고, 우리 이쁜 정아. 걱정하지 말고 네 할 일이나 해. 성준이는 내가 제일 잘 알아. 걔는 안시연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어. 게다가 일에 대한 욕심도 크잖아. 안시연 같은 애를 데리고 다닌다고 생각해 봐. 술 마시면서 접대할 수나 있겠어? 장풍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겠어?”
“둘 다 못 하죠.”
윤정아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사교 모임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고 상대와 수준 높은 담론을 나누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하물며 대학도 졸업하지 못한 안시연 같은 어린애가 할 만한 일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렇지? 시연이는 너랑 비교도 안 돼. 진짜 천생연분은 성준이랑 너라니까.”
윤정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그러자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알겠어요. 숙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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