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장
이강우는 짙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유료 콘텐츠라도 보고 싶은 거야?”
김소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얼어붙었고 김선재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그러고는 문을 조심스레 닫아주는 세심함까지 보였다.
문이 닫히자 남자는 김소연의 작은 얼굴을 붙잡고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냉혹하게 경고했다.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소연 씨 친구가 공짜로 볼 수 있게 만들지는 않을 거잖아.”
“...”
김소연은 이번만큼은 피할 수 없다는 걸 직감했다.
그녀의 붉게 달아오른 얼굴은 점점 뜨거워졌고 마음은 혼란스러웠다.
저항할 힘도 없는 그녀는 그의 셔츠를 움켜쥐며 작게 투덜댔다.
“정말 뻔뻔하네요!”
그러자 남자는 낮고 깊은 웃음소리를 내며 대답했다.
“뻔뻔하지 않으면 소연 씨를 어떻게 이기겠어?”
검은 눈빛이 뜨겁게 불타올랐고 그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김소연은 입가를 손으로 가린 채 남자의 뒤를 따라 방을 나왔다.
그의 고급스러운 셔츠는 마치 고양이 발톱에 할퀸 듯 구겨져 있었다. 남자는 눈썹을 살짝 들며 여유로운 태도로 말했다.
“내 셔츠, 다시 다려놔야겠네.”
“... 체면 좀 챙기지 그래요?”
김소연은 그를 향해 소리치고 싶었지만 붉어진 입술 때문에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은 엘리베이터에 탔고 불쌍한 정서우는 친구에게 버려진 채 호텔 방에서 계속 잠들어 있었다.
남자는 엘리베이터 벽에 기댄 채 완벽한 비율의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며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더욱 대담한 말을 꺼냈다.
“아까 그 거리... 만족했어? 아니면 부족했어?”
“...”
키스할 때의 그 거리를 말하는 것이었다.
김소연은 이강우를 흘겨보았다. 그는 우아한 척하면서도 속마음은 음흉한 늑대 같았다.
대꾸할 틈도 없이 김소연은 그의 차에 타게 되었고 내내 머릿속에서는 그 키스의 기억을 지우려고 애썼다.
집에 도착한 후에야 그녀는 비로소 머리가 맑아졌다. 그러다 문득 낮부터 궁금했던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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