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장
김씨 가문 별장은 약혼식 때문에 호화롭게 꾸며졌고, 친척들도 빼곡히 앉아있었다.
시상식에서 기어 나오다시피 김씨 가문으로 도망친 노수영과 김은지는 몸에 상처까지 입었다.
로맨틱하기 그지없는 약혼식장을 본 김은지는 이를 꽉 깨물었다.
그녀가 돈 들여서 초대한 기자들은 시상식 라이브 방송을 보고 김은지한테 질문 폭탄을 던지려고 했다.
이때 2층 회의실에서 내려오던 김기태는 노수영과 김은지를 보자마자 기쁜 마음에 물었다.
“1등 받았어? 그러면 바로 약혼식을 치러야지. 정우는? 그리고 박 여사님이랑 허씨 가문 어르신들은?”
김은지는 부들부들 떨면서 노수영 뒤에 숨었다.
노수영은 오늘따라 흥분한 김기태의 모습을 쳐다볼 뿐이다. 체면을 중히 여기는 그에게 차마 오늘 약혼식이 취소되었다고 말할 수 없어 대신 친척들을 힐끔 쳐다보았다.
“여보, 이쪽으로 와봐요. 약혼식은 나중에... 일단 드릴 말씀이 있어요...”
“나중에 말해!”
김기태는 흥분한 모습을 보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오전 내내 기다리고 있었잖아. 며칠 전에 한울 그룹에 투자하겠다던 투자자들은 왜 한 명도 안 보여? 우리 딸이 곧 허씨 가문에 시집가게 되었는데 어디 안 오기만 해봐! 내가 재촉해 볼게.”
“여보!”
노수영은 김기태가 여기저기 전화하게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하지만 김기태는 어느샌가 위풍당당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도 사장님, 유 사장님, 손 사장님, 제 딸이 1등 받고 돌아왔어요. 왜 아직도 약혼식에 참석하지 않는 거예요? 저희 계약서에도 사인해야죠!”
상대방은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잠시후, 손 사장이라는 사람이 비꼬듯이 말했다.
“김 회장님, 설마 집에 인터넷이 끊긴 건 아니죠? 회장님 따님이 시상식에서 무슨 꼴을 당했는데 저희를 속여서 투자를 따내려고요? 박 사모님이 약혼식을 취소한 거 모르세요?”
“뭐라고요?”
김기태는 멈칫하더니 고개돌려 노수영을 힘껏 째려보았다.
“여보, 제 말 먼저 들어봐요. 다 소연이가 저희를 모함한 거예요...”
김기태는 노수영을 밀쳐내고 핸드폰으로 뉴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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