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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서약피의 서약
By: Webfic

제84장

얼굴이 창백해진 김은지는 이순간 노수영이 옆에 있었으면 했다. 그녀는 마지막 희망을 허정우한테 걸고 달려가 와락 끌어안으면서 울먹거렸다. “오빠, 예정대로 오후에 나랑 약혼하면 안 돼? 나랑 결혼할 거지?” “은지야, 흥분하지 마.” “지금 무슨 뜻이야? 내가 지금 기자들한테 공격당하고 있는데 나 몰라라 할 거야? 나랑 약혼식을 치러야 그나마 내가 이미지를 지킬 거 아니야.” 허정우는 싫증난 표정으로 그녀를 밀쳐냈다. 기자들은 예리한 눈빛으로 허정우가 어떤 태도를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었다. 허정우는 한울 그룹에 어려움이 닥칠 거라는 걸 알고 바로 관계를 정리하고 싶었다.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창피한지 알아? 이렇게 큰 사고를 저질러놓고 나랑 약혼하고 싶은거야?” “정우 오빠!” 김은지는 창백한 얼굴로 허정우와 박이정이 기자를 피해 도망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기자들은 다시 김은지를 에워쌌고, 김은지가 미리 라이브 방송을 계획한 덕분에 그녀의 행실이 만천하에 알려지게 되었다. 밖에서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도 우르르 밀려와 김은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결국 표절한 사람은 너였어?” “정말 대단해. 어떻게 김소연 작품을 표절한 것도 모자라 그렇게 완벽하게 모함할 수가 있어?” “다들 눈치채셨어요? 김소연이 납치된 후로 허정우와 김은지가 한울 그룹을 접수하고 약혼하기로 한 거잖아요. 김소연은 결국 갈 곳도 없이 길바닥에 나앉게 된 거고요. 과연 누가 나쁜 사람인지 생각하지 않아도 아시겠죠?” 멀리에 서서 이 말을 듣고 있던 김소연은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드디어 진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김은지가 웃고 있을 때 사람들은 김소연이 억울하게 모함받아 갈 곳도 없게 된 것을 모르고 있었다. “김은지, 악독스러운 년.” “김은지 엄마도 한때는 노출로 유명한 배우였잖아. 그 엄마에 그 딸인 거지.” “김소연에 관한 루머들도 저 두 모녀가 지어낸 것일 수도 있어.” “김은지, 표절해 놓고 어딜 가려고 그래!” 현장이 사람들로 붐비면서 아수라장이 되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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