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김소연은 애써 차분한 모습을 보이면서 김은지를 냉랭하게 쳐다보았다.
“제 작품이 맞습니다. 우연히 지성 그룹 대표님께 보여준 것도 사실이고요. 저는 억울합니다. 절대로 표절한 적 없습니다. 오히려 김은지가 제 작품을 계속 표절했던 거예요! 제 동생 은지는 어릴때부터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공주처럼 자라왔어요. 저는 늘 양보해야 했어요. 좋은 성적도, 작품도... 그러다 나중에는 약혼자마저 뺏겼어요. 그런데 그것으로 부족했는지 제 회사도 빼앗아 가서 저를 궁지로 몰고 갔어요. 능력 없는 사람은 언젠가 들통나게 되어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렇게 모험하더니 결국 자기가 불구덩이에 빠져들었네요. 은지야, 약속을 지키기를 바래. 이번 대회에서 누가 이겼는지는 이미 밝혀졌잖아. 한울 그룹을 나한테 돌려줘.”
김소연은 전혀 화가 안 난 것처럼 덤덤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불쌍해 보였다.
김소연이 한 말이 너무 의미심장한 나머지 사람들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은지 씨가 계속 김소연 씨 작품을 표절해서 수석 디자이너로 거듭났다는 말씀인가요?”
“그러면 우리가 지금까지 오해했던 거야? 김소연이야말로 그 천재 디자이너라고?”
“아까 김소연이 한 말을 들어보면 김은지가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모든 걸 빼앗아 갔다는 거잖아. 남자도, 회사도.”
현장은 김소연과 김은지를 에워싼 기자들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김소연은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분노를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이때 뜨거운 시선을 느끼고 무대 위를 쳐다보았더니 이강우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숙적인 그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이때 이강우가 눈썹을 움찔하자, 김소연은 왠지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
숙적인 그가 자신을 왜 도와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순간 멋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김은지는 이 상황을 수습할 수가 없었다.
기자들은 박이정까지 에워싸고 질문하기 시작했다.
“박이정 씨, 며느리가 될 사람이 뇌물로 지성 그룹을 매수하려던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김은지 씨가 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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