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장
김소연은 고개를 돌려 소이현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머리카락에 가려져 표정을 알아볼 수 없었다.
잠시 후 소이현이 고개를 들어 웃으며 말했다.
“요즘 지성 그룹 광고를 따고 싶어서 말이야. 마침 너한테 주얼리에 대해 좀 배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김소연은 미소를 지으며 노트북을 열어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아직 반밖에 못 그렸어.”
“세상에, 정말 예쁘다!”
소이현은 진지하게 그림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그렇게 셋은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소이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너희도 갈래?”
정서우는 마스크를 그녀에게 던지며 장난스레 말했다.
“미인님, 얼른 다녀오세요.”
소이현은 웃으며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고는 커튼을 들어 올리고 방을 나갔다.
김소연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시야에서 김은지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를 내다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왜 그래?”
“사람을 착각했어.”
김소연은 고개를 저었다.
수락헌은 그녀들 셋만의 비밀 아지트였는데 김은지가 여기 있을 리가 없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그녀는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
“무슨 생각 해?”
정서우가 그녀의 어깨를 톡 치며 물었다.
“정서우, 너도 느꼈어? 이현이 이번에 돌아온 게 뭔가 좀 달라.”
“어떤 게 다른데?”
뚜렷하게 설명하기는 힘들었다. 분명한 차이는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소이현의 행동에서 미묘한 낯섦이 느껴질 뿐이었다.
“내가 이렇게 큰일을 겪었는데 그냥 한 마디 묻고 끝이잖아. 게다가 대화도 갑자기 주얼리 디자인 공모전 얘기로 넘어가고.”
“넌 원래 머리가 너무 좋다 보니 의심도 많은 거야. 걔가 연예계에서 치열하게 사는 건 당연하지 않아? 지성 그룹 광고 때문에 주얼리에 관심 가지는 것도 이상하지 않잖아. 몇 년 된 절친인데 김씨 가문에 당했다고 이제 아무도 못 믿는 거야? 적어도 나랑 소이현은 믿어도 돼.”
정서우는 김소연의 손을 잡고 씩 웃었다.
그러자 김소연의 마음속 어둠이 서서히 걷히는 것 같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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