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장
김소연은 문 옆에 몸을 기대며 허정우의 짙은 술 냄새를 맡고는 차갑게 말했다.
“할 말 있으면 빨리해.”
허정우의 시선은 그녀의 단정한 옷 아래 드러나는 가냘픈 몸매를 훑었다.
김소연은 언제나 아름다웠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우아하고 청초한 분위기, 그리고 자연스러운 행동에서 묻어나는 소녀 같은 순수함까지.
이런 여자를 탐내지 않을 남자는 없었다.
“네가 가진 아이, 정말 그 양아치 아이야?”
어두운 조명 아래 허정우의 눈빛은 뜨겁고 의미심장했다.
김소연은 문 뒤로 조금 더 몸을 밀착시켰다.
“그건 허정우 씨가 알 바가 아닌 것 같은데요?”
“왜 내가 신경 쓰면 안 되는데? 네 몸은 원래 내 것이어야 했잖아!”
허정우가 다가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차가워진 마음으로 김소연은 주먹을 꽉 쥐었다.
“나는 죽어도 되지만 넌 내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건 용납이 안 되나 보네? 자존심이 상해서 후회라도 하게 된 건가? 하지만 네가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는 기억 안 나? 김씨 가문에서 내가 버림받을 걸 알아차리고 나를 이용해 사업을 시작하더니 김은지와 침대에서 어울리면서 날 쉽게 버렸잖아. 김씨 가문이 허씨 가문의 상속권을 보장해 줄 테니 난 버려도 괜찮았던 거지?”
뼈를 때리는 김소연의 말에 허정우의 얼굴이 굳어졌다.
연기가 단번에 들통나자 그는 김소연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며 소리쳤다.
“그런 게 아니야! 내 마음속엔 언제나 너뿐이었어!”
“김은지의 매혹적인 기술에서 벗어날 수 있겠어?”
김소연은 조소를 섞어 날카롭게 말했다.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를 비난해? 너 같이 이미 더럽혀진 여자도 아무 남자나 가질 수 있다면 나도 가질 수 있어!”
허정우의 광기 어린 말에 김소연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추악해질 줄이야...’
김소연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어느새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지금 뭐 하려는 거야, 허정우?”
“그 남자랑 이만 헤어져. 나랑 함께하자. 네가 네 몸을 담보로 거래를 하는 건 보고 싶지 않아. 너는 원래 내 것이었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