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장
급작스럽게 밀려온 냉기가 방 안을 휩쓸며 김소연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허정우가 벌떡 일어나자 김소연은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을 따라갔다.
그러자 마스크를 쓴 날렵하고 차가운 남자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완벽하게 재단된 검은 정장을 입은 그는 날카로운 턱선과 함께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겼고 차가운 눈빛으로 김소연을 꿰뚫듯 바라보고 있었다.
‘엘이... 왜 여기에 온 거지?’
김소연은 초조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하며 조금 붉어진 눈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곧 차가운 큰 손이 덥석 그녀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어느새 남자는 소파 옆에 서 있었다. 스쳐 지나가는 그의 차가운 눈빛마저 김소연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입술을 깨물며 그녀는 엘의 뒤로 서서 숨었다.
엘은 이내 허정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가 김소연의 허리를 붙잡고 있는 것이었다.
엘의 시선이 느껴진 허정우는 순간 멈칫했다.
건달로만 여겼던 남자에게서 풍기는 위압적인 분위기가 허정우를 무의식적으로 손을 떼게 만들었다.
정신을 차린 허정우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채 외쳤다.
“또 너야? 이 양아치 자식!”
그러나 주먹을 휘두르기도 전에 남자의 강렬한 주먹에 허정우는 땅바닥에 쓰러졌다.
“윽...”
허정우는 이내 빨개진 얼굴로 일어나려 했지만 그 순간 문밖에서 두 명의 젊은 남자가 들어왔다.
그들을 본 허정우가 멈칫했다.
“고하준? 권수혁?!”
그의 얼굴이 미묘하게 변했다.
고하준은 4대 가문의 도련님이고 권수혁은 비록 4대 가문에 속하지 않지만 악명 높은 호가의 후계자였다.
권수혁은 권씨 가문 역사상 가장 젊은 가주였다.
그리고 지금 이 두 사람은 마스크를 쓴 남자의 곁에서 마치 그의 심복처럼 서 있었다.
허정우의 표정은 점점 굳어갔다.
‘양아치가 아니었다고? 그럼 대체 누구지?’
남자는 김소연을 단숨에 들어 올리고는 차가운 걸음걸이로 방을 나섰다.
“멈춰!”
허정우는 악에 받친 목소리로 외쳤다.
“무슨 권리로 데려가는 건데? 소연이랑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
차가운 기운을 풍기며 남자는 눈을 가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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