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방금 타자하다가 채팅창을 끄지 않고 실수로 그대로 사진을 보내고 말았다.
김소연은 서둘러 사진을 확대해 보았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입은 옷이 얼마나 얇은지 깨달았다. 정서우가 골라준 옷은 상체가 비치는 레이스 디테일이 돋보였고 몸에 맞지 않아 허리 옆라인을 드러내며 어색하게 걸쳐져 있었다.
서둘러 사진을 삭제하려 했지만 그 사이 엘에게서 또 메시지가 도착했다.
[소연 씨, 날 유혹하는 거야 아니면 자랑하는 거야?]
“...”
김소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개졌다. 낮고 묵직한 그의 목소리가 마치 귓가에 맴도는 듯했다. 만약 그가 직접 이 말을 했다면 얼마나 치명적인 남성미를 풍겼을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김소연은 달아오르는 얼굴을 감싸며 급히 타자했다.
[저... 실수였어요. 이거 엘에게 보낸 거 아니에요!]
그의 답장은 차가웠다.
[그럼 누구에게 보내려던 거야? 이런 사진을 나 말고 누구에게 보여줄 생각이야?]
김소연은 손을 떨며 어쩔 수 없이 정서우와의 대화 내용을 캡처해 엘에게 보냈다.
한편 정서우는 밖에서 여전히 김소연에게 레이스 디테일이 가득한 옷들을 골라주고 있었다.
[어때, 소연아? 너의 신비한 남편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할지 모르겠네?]
[봐요. 이건 제 친구가 입어보라고 한 거예요!]
엘은 정서우의 질문에 대답하듯 메시지를 보냈다.
[다 괜찮군. 소연 씨가 입은 모습이 기대된다고 친구에게도 전해줘.]
“...”
이 남자는 정말 말을 예술처럼 한다. 깊고 은근하게 매력을 드러내면서도 겉으로는 한없이 진지한 척한다. 이런 성숙한 매력에 넘어가지 않을 여자가 있을까?
김소연은 얼굴이 더 붉어지며 속으로 외쳤다.
‘누가 엘에게 보여준다고 했나요!’
그녀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
[제가 아까 엘 카드를 잠시 사용했어요. 옷은 전부 환불할 예정이고요. 카드를 허락해줘서 고마워요.]
남자는 날카롭게 말했다.
[누구를 망신 주려던 거야?]
김소연은 순간 멍해졌다. 그의 생각과 지능이 정말 무서울 정도로 예리했다.
남자는 다시금 느릿하게 답장을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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