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장
이지아는 장우빈이 결국 항복하는 것을 보고 흡족한 듯 발을 거두고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장우빈은 사무실 옆 소파로 주저앉았다.
“30분 내로 프로젝트 계약서 작성해서 가져오세요.”
“네... 알겠어요.”
장우빈은 어정쩡한 자세로 바닥에서 몸을 일으켜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정확히 30분 뒤, 프로젝트 부서의 담당자가 계약서를 들고 장우빈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그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이 순간 장우빈은 얼굴이 퉁퉁 부은 채 책상 뒤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고 마치 누군가에게 심하게 당하고도 아무런 저항을 못 하는 큰 곰처럼 보였다.
반면 소파에 앉아 있는 통통한 여학생은 한 손으로 과일 주스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경제 잡지를 넘기며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담당자는 곧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다가갔다.
“장 대표님, 여기 계약서입니다!”
그는 잔뜩 긴장한 채 계약서를 장우빈의 책상에 올려놓았다.
“이제 나가 봐.”
장우빈은 이런 꼴을 부하에게 보이는 것이 자존심이 상한 듯 손을 휘저으며 내보냈다.
담당자는 떠나기 전 슬쩍 이지아를 힐끔 보며 이지아의 정체를 궁금해했다.
하지만 이지아는 그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사람이 나가고 난 뒤에야 잡지를 덮고 주스를 장우빈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지아 씨, 여기 계약서입니다.”
장우빈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계약서를 이지아에게 건넸다.
그리고 이지아는 계약서를 받아 들고는 장우빈을 힐끔 쳐다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다신 나한테 덤빌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이 한 짓들이 드러나기만 하면 태성 그룹에서 쫓겨나는 걸로 끝나지 않을 겁니다.”
그 말에 장우빈은 순간 몸이 얼어붙었다.
‘이지아가 내가 몰래 구조 요청을 보낸 걸 알아챈 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
‘그렇게 은밀하게 보냈는데 어떻게 알 수 있지?’
하지만 장우빈은 곧 심호흡을 하고 자신을 진정시켰다.
교활하게 살아남은 그는 지금의 위치에 오를 만큼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곧 장우빈은 이지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